[책속의 지식] 가장 마음이 따뜻한 영장류는 침팬지 보노보
[책속의 지식] 가장 마음이 따뜻한 영장류는 침팬지 보노보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2.17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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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훈 글 / 더난출판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진화론 측면에서 침팬지와 보노보는 인류의 사촌 격이다. 침팬지 사회가 인간 사회와 닮았다는 점은 널리 알려졌다. 침팬지는 수컷이 지배하는 강력한 가부장제라면 보노보는 암컷이 지배하는 모계사회다. 보노보는 침팬지와 다른 특이한 행동을 보이는데 바로 연민과 다른 개체를 도우려는 마음이다. 영장류 중 가장 마음이 따뜻한 종이 보노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보노보는 전쟁하지 않는다. 20년 동안 보노보를 관찰한 일본의 다케시 후루이치 박사에 따르면 보노보 집단 간의 살상은 없다. 보노보는 낯선 집단을 만나 공격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 섹스로 긴장을 푼다.

“자매애가 곧 권력이다” 보노보 사회에서는 여성들의 연대가 곧 권력이다. 암컷들은 힘을 합쳐 수컷의 폭력을 막는다. 개체의 힘은 수컷이 더 강하지만 그 물리력은 암컷의 단결 앞에서 별 의미가 없다. 식량을 암수가 함께 찾지만, 분배는 암컷이 한다. 높은 지위에 있는 암컷의 자녀 또한 높은 지위를 갖게 되므로 다 자란 수컷도 늙은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도움을 청한다. 어머니가 죽으면 수컷의 사회적 지위도 하락한다. 더는 어머니의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에서 약자를 영원히 따돌리는 일은 없다. 세 살 때 엄마를 잃은 보노보의 사례에 따르면, 슬픔에 잠겨 있는 어린 보노보를 철없는 친구들이 괴롭히자 곧 다른 엄마가 개입해 말렸다. 친구들은 미안하다는 듯 고아 보노보 곁에 와서 벗이 돼주었다.

보노보가 영장류 중 가장 마음이 따뜻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영국 트위크로스 동물원에 살던 쿠니라는 보노보의 유명한 일화다. 일곱 살 난 말괄량이 암컷 쿠니는 유리창에 부딪쳐 다친 새를 발견하고 두 손으로 들어서 날려 보내려 했다. 새가 힘없이 땅에 떨어지자 쿠니는 높은 나무로 기어 올라가 정성스레 새의 날개를 펴서 우리 밖으로 날려 보냈다.

쿠니의 이 행동은 보노보도 다른 개체의 어려운 처지를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으며, 다른 종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걸 헤아리는 능력이 있음을 말해준다. -55쪽~57쪽 중에서, 일부 수정

25개의 주제로 인간을 탐구하는 <ET가 인간을 보면?>(더난출판.2015)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갈수록 연민과 동정이라는 감정이 변방으로 밀려나는 요즘 보노보의 이야기는 우리를 반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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