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이뤄지는 `마법의 차` 찾는 여정
뭐든 이뤄지는 `마법의 차` 찾는 여정
  • 북데일리
  • 승인 2007.09.1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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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뭐든지 이루어지는 마법의 차를 선물 받는다면 제일 먼저 무엇이 하고 싶은가? 사람에 따라 원하는 것은 다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마법의 차가 존재한다면 누구라도 그 차를 취하고 싶을 거라는 것.

여기 마법의 차를 찾아 떠나는 소녀가 있다. 다름 아닌 <시금새금마을의 로링야>(2007. 시공주니어)의 주인공 로링야. 그녀는 마을 최고 악동이다. 심술궂고 호기심도 많다. 성질 한 번 부리면 아무도 못 말리지만 누군가의 칭찬 한 마디면 헤헤거리며 웃는 귀여운 면도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발을 쿵쿵 구르며 볼이 부어오른 로링야. 그런데 여느 때와는 다르다. 이번에는 마음의 상처를 단단히 받은 듯. 요 조그만 악동의 마음에 불을 지핀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간직했던 비밀이 있으니 바로 사랑하는 토주오빠. 그 보물을 얄미운 친구 송노란이 빼앗아 가려고 한다. 사실 송노란은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어른들에게 칭찬받는 친구. 그럴수록 로링야의 속은 활할 타오른다.

결국 로링야는 토주오빠를 지키기 위해 마법의 차를 마신다는 호조부인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녀를 만나면 송노란이 못생겨지고 토주오빠가 자기만을 사랑하도록 소원을 빌어 볼 참이다.

구름 바위를 지나고 바이바이 꽃을 지나 우연찮게 지렁이 아저씨를 만난 로링야는 지렁이 아저씨의 도움으로 깔때기 샘을 무사히 건너 호조 부인을 만난다. 드디어 마법의 차를 마시게 되는 로링야. 마법의 차는 정말 로링야의 소원을 들어줄까? 만일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정말 마법의 차 덕분일까?

호조부인을 찾아갈 때까지의 여정은 마법처럼 로링야를 성장시킨다. 소원을 이루는 힘은 마법의 차가 아니라 우리 내면 속에 숨겨져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듯하다.

헌데 이 책. 무난할 뿐 어딘가 허전하다. 환상적이고 예쁜 소재, 교훈적인 주제. 무엇이 문제일까?

사실 모험담이라고 하기엔 긴장감이 없다. 호조부인은 새의 얼굴과 날개를 가진 아줌마. 과거 그녀를 찾아 떠났던 이들의 여정은 모두 실패했다. 호조부인에게 가는 길이 너무나 험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헌데 로링야는 너무나 쉽게 여정을 완성한다.

로링야에게 특별한 비범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 여행을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한 것도 아니다. 그녀는 그냥 운이 좋았다. 단지 주인공이기 때문일까?

가파른 산을 힘겹게 올라 정상에 섰을 때의 기쁨. 그것은 이야기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모험이라 하기에는 평범하게 그려진 로링야의 여정은 한 권의 책을 다 읽고서도 뿌듯함이 아닌 허전함을 남긴다.

[신주연 시민기자 snow_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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