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로 덩달아 유명세` 소설가 요시다 슈이치
`한류로 덩달아 유명세` 소설가 요시다 슈이치
  • 북데일리
  • 승인 2005.10.0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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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일본 후지 TV에서 방영한 드라마 ‘동경만경’은 일본 내 인기와 별개로 우리나라에선 비난 연론이 일었던 작품이다.

드라마 방영초 ‘일본 드라마 `동경만경`이 한국영화 ’클래식‘을 베꼈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딸이 엄마의 일기를 보다가 엄마의 첫사랑 이야기를 따라간다는 전체 줄거리와 주인공을 맡은 여배우가 엄마와 딸 1인 2역을 한 점 등이 ‘클래식’과 닮았다.

무엇보다 ‘모방’ 논란을 일으킨 결정적 원인은 영화 ‘클래식’과 ‘동경만경’의 주제곡이 우리나라 그룹 ‘자전거 탄 풍경’의 노래라는 점이다.

드라마 ‘동경만경’은 ‘일본 내 한류붐을 의식해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일본 여론의 지적을 받은바 있다. 원작과 달리 여자 주인공이 재일교포 3세로 설정된 점과 드라마 속 한국인 역할을 맡은 탤런트는 배용준의 `겨울연가` 헤어스타일 그대로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논란이 분분하다는 사실은 그만큼 높은 인기와 화제성을 반증하는 셈. 드라마의 동명 원작소설 <동경만경>(2004. 은행나무)의 저자 요시다 슈이치(37. 吉田修一)는 데뷔 초 발표한 네 권의 소설이 모두 일본 최고 권위 문학상과 관련 맺은 작가로도 유명하다.

1997년 데뷔작 <최후의 아들>은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했고, <열대어>(2003. 문학동네)는 그해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에 선정됐다. 그는 결국 같은 해 <파크라이프>(2003. 열림원)로 제127회 아쿠타가와상을 차지한다.

그는 대중문학을 대표하는 야마코토 슈고로상과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아쿠타가와상을 모두 수상하며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의 명성을 잇는 차세대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나온 그의 작품 <일요일들>(2005. 북스토리)은 ‘일요일’이라는 공통 모티브로 쓰여진 다섯 개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동경만경`이나 `파크라이프` 등 전작에서 보여준 연애이야기를 벗어나 각 인물들의 조각난 과거의 기억을 들춰내 그것에서 희망을 발견한 소설이다. 각각 별개의 스토리처럼 보이는 다섯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하나의 연결 고리를 가진다.

첫 번째 작품 ‘일요일의 운세’는 뭐든 쉽게 포기해 버리는 성격의 다바타가 주인공. 여자친구 성화로 대학에 입학했고, 뜻하지 않게 탄탄한 증권회사에 입사 하는 등 별 탈 없는 일상을 보내던 그는 사랑 역시 뜻하지 않게 시작한다. 하필 상대는 미모의 유부녀. 어떠한 의지도 없이 살아온 그이지만 사랑하는 여자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그는 인생 최대의 결심을 하고 사랑의 도피를 떠난다.

1년 후, 사랑하던 그녀는 돈 잘 버는 남편에게 돌아가고 생전 처음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 댓가가 파친코 종업원으로 전락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서글픔을 삭여낼 뿐이다.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

각 소설들은 과거와 현재 시점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구성으로 흥미를 끈다. 뛰어나게 재치있는 문장은 아니지만 독자는 요시다 슈이치라는 작가의 독특한 문체의 맛을 곱씹게 된다. 특히 소설집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일요일’이 각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 소설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언제나,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미래, 삶을 긍정적 시선으로 보듬는다.

[북데일리 송보경기자]ccio@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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