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과학자들이 거북이의 하품에 대해 연구한 까닭
[책속에 이런일이?] 과학자들이 거북이의 하품에 대해 연구한 까닭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16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괴짜 과학자들의 엉뚱한 실험들> 피에르 바르텔레미 글 권예리 옮김 / 이숲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하품을 잘하는 사람은 두 사람을 하품하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하품의 기능이나 하품의 전염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몇몇 유럽 연구자들이 이 문제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여, 엉뚱한 과학 연구를 발굴하여 시상하는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칼럼니스트가 쓴 <괴짜 과학자들의 엉뚱한 실험들>(이숲. 2015)에 하품 실험과 관련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책에 따르면 지금까지 하품의 전염 현상을 설명하는 데는 세가지 가설이 있다. 첫 번째는 남이 하품하는 모습을 보면 자동으로, 기계적으로 반응하여 하품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 가설은 남이 하품하는 모습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모방한다는 주장(카멜레온 효과)이다. 세 번째는 ‘공감’으로 인한 따라하기이다.

논문 저자들은 '뇌가 덜 발달하여 모방이나 공감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생물 종에서도 하품이 전염된다면 첫 번째 가설이 옳다'는 발상에서 출발해 연구에 착수했다.

“이렇게 해서 붉은발 땅거북이 선발되었다. 파충류인 붉은발 땅거북은 오감 가운데 시각에 주로 의존하고, 입을 활짝 벌리고 머리를 뒤로 젖혀 목을 길게 늘인 자세로 하품하므로 다른 동작과 헷갈릴 위험이 없었다.

연구자들은 실험에서 마주 보는 두 거북이 중 한 마리가 하품하면 다른 거북이도 약 5분 이내에 따라서 하품하는지를 확인했다. 그런데 문제는 거북이에게 하품하라고 말한다고 해서 하품할 리가 없다는 데 있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신호룰 줬을 때 거북이가 하품하면 간식을 주는 보상 체계를 이용하여 어린 암컷 거북이 ‘알렉산드라’를 훈련했다. 이 훈련에 6개월이 걸렸다. (중략)

알렉산드라가 신호에 따라 바로 하품할 정도로 ‘프로’의 경지에 이르자, 연구자들은 알렉산드라를 다른 거북이 앞에 데려다 놓고 이런저런 실험을 했다.

그러자 몇몇 거북이가 알렉산드라에게 응답하여 하품했지만, 하품하는 횟수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중략) 이 연구는 하품이 전염되는 원리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모습을 반사적으로 따라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이제 남은 가설은 카멜레온 효과 가설과 공감 가설이다.“ (p.93~p.94)

괴짜 과학자들의 실험이 우리를 즐겁게 해 준다. 그나저나 궁금하기만 한 하품의 원인은 누가 밝혀줄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