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중세 유럽 '백색 미인'의 비결은 '거머리'
[책속에 이런일이?] 중세 유럽 '백색 미인'의 비결은 '거머리'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14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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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이야기> 김상운 글 / 이가서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예나 지금이나 여성들은 피부가 깨끗하고 흴수록 미인으로 꼽힌다. 16세기 유럽에서도 그랬다. 당시에는 얼굴을 하얗게 하기 위해 거머리를 이용하는 여성들도 많았다. 거머리를 귀 뒤에 붙여 놓고 피를 빨아먹도록 하면 얼굴이 창백해졌다는 것.

위인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천재 이야기>(이가서. 2011)에 소개된 내용이다. 다음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1533~1603) 여왕과 관련된 이야기다. 그녀는 45년 재위기간 중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하고 동인도 회사를 설립(1600년)했다. 중상주의 정책으로 영국을 유럽 최강국으로 키운 인물이다.

"당시의 풍습대로 여왕도 얼굴을 하얗게 칠했다. 납과 계란 흰자, 양귀비 씨 등을 섞어 만든 일종의 반죽이었다. 엘리자베스는 즉위한 지 4년쯤 지나 거의 죽을 뻔 한 적이 있다. 얼굴에 발진과 딱지가 생기는 천연두에 걸렸던 것이다.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얼굴 군데군데에 얽은 자국이 생겼다. 그대부터는 그걸 가리기 위해 매일 빠짐없이 얼굴에 더 많은 화장용 반죽을 칠하곤 했다.

그런데 이렇게 얼굴에 떡칠을 해 놓으니 웃기가 어려웠다. 만일 웃거나 입을 조금이라도 크게 벌리면 딱딱해진 계란 흰자 반죽에 쩍쩍 금이 갔기 때문이다. 약간 메부리코인데다 곰보 얼굴을 하얗게 칠해 놓으니 마치 외계인처럼 보일 수밖에." (p.233~p.234)

화장이 끝나고 여왕이 사라지면 시녀들은 흉을 보고 낄낄거렸다. 여왕은 워낙 단 것을 좋아해 젊어서부터 이가 거의 썩어 빼버린 상태. 그 이유로 공식석상에 참석해야 할 경우에는 입에 솜 덩어리를 넣어야 할 정도였다.

"16세기 당시 유럽에서는 피부가 흴수록 미인으로 꼽혔다. 그래서 특히 귀족 여성들 사이에는 피부를 표백하는 게 유행했다. 가장 흔히 쓰이는 피부 표백제는 계란 흰자, 계란껍질 가루, 양귀비 씨앗, 백색의 납, 붕사borax, 명반alum 등을 섞어 만들었다. 이 때문에 납중독으로 사망하는 여성들이 많았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건강 체질이었던 엘리자베스 여왕의 경우도 납중독으로 수명이 단축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얼굴을 하얗게 하기 위해 거머리를 이용하는 여성들도 많았다. 즉, 거머리를 귀 뒤에 붙여 놓고 피를 빨아먹도록 하면 얼굴이 창백해졌던 것이다!” (p.236~p.237)

예나 지금이나 미인이 되기 위한 여성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거머리를 귀 뒤에 붙여 놓고 직접 피를 빨아먹도록 했다니 그 느낌이 어떠했을까?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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