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귀족이 깎은 발톱 받아먹는 불쌍한 직업
[책속에 이런일이?] 귀족이 깎은 발톱 받아먹는 불쌍한 직업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14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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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이야기> 김상운 글 / 이가서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17세기 아프리카에는 귀족이 흘린 피를 핥아먹는 ‘라망가ramanga'라는 직업이 있었다. 다소 엽기적인(?) 이 이야기는 사실일까? 위인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천재 이야기>(이가서. 2011)에 그에 관한 내용이 있다.

“아프리카 동부의 마다가스카르에서는 귀족이 피를 흘릴 때마다 이를 전문적으로 핥아먹는 라마가ramanga라는 직업이 있었다. 라망가는 귀족이 손톱을 잘라도 이를 얼른 넘겨받아 집어삼켜야 했다. 신체의 일부가 마법사들에게 넘어가면 저주를 받을 수 있다는 미신 때문이었다. 그래서 라망가는 귀족이 가는 곳마다 늘 따라다니며 발톱을 자르면 발톱을 받아먹고, 넘어져 다치면 신속히 달려가 피를 핥아먹어야 했다." (p.137)

책에 따르면 왕의 피를 땅에 흘리지 않으려 했던 것은 칭키스칸과 그의 후손들의 이야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칭기스칸과 그의 후손들은 왕족을 죽일 때 땅에 피를 흘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했다. 왕족의 피는 성스러운 것이니 만큼 땅바닥에 흘려 더렵혀서는 안 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몽고제국 2대 황제 쿠빌라이 칸은 삼촌인 니얀Nyan과 후계 문제를 놓고 싸운 적이 있었는데, 삼촌을 패배시킨 뒤 그를 사형시키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왕족의 피를 땅바닥에 흘리도록 할 수는 없었다. 쿠빌라이 칸은 궁리 끝에 삼촌을 양탄자에 둘둘 싸서 죽을 때까지 이리저리 던지도록 했다.

1258년, 몽고의 홀레구Hulegu 장군이 바그다드를 침공하면서 칼리프(옛 회교국의 왕)를 사로잡았다. 홀레구는 칼리프를 역시 양탄자에 둘둘 말아서 병사들에게 발로 차 죽이도록 지시했다. 적어도 왕족의 예를 갖춰준 것이다.

왕족의 피를 신성시하는 풍습은 다른 나라에도 퍼져 있었다. 1688년 샴(태국)에서는 왕족출신의 한 장군이 왕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생포돼 사형을 언도 받았다. 왕은 그를 큰 가마솥에 넣어 공이로 찧어 죽이도록 했다. 가마솥은 피범벅이 됐지만, 적어도 땅바닥으로 피가 튀지는 않았다!” (p.137)

피를 신성시 해서 남이 흘린 피를 핥아먹고 잘라낸 손톱과 발톱도 받아먹어야 하는 직업이 있었다니... 아무리 시대가 다르더라도 참으로 이상스러운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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