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비둘기 잡아먹으며 작품에 몰두한 헤밍웨이
[책속에 이런일이?] 비둘기 잡아먹으며 작품에 몰두한 헤밍웨이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10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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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이야기> 김상운 글 / 이가서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헤밍웨이는 정식 결혼만 네 번이나 했다. 그는 스스로도 인정한 바람둥이였다. 유부녀와 바람을 피우다 질투심 때문에 그녀의 남편 사진을 고급호텔 변기에 넣고 권총을 발사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파리 유학시절에는 공원에서 남몰래 비둘기를 잡아먹어야 했다. ‘역사를 뒤바꾼’ 위인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천재 이야기>(이가서. 2011)에 소개된 내용이다.

“파리의 어느 추운 겨울날. 그는 어린 아들을 태운 유모차를 곁에 대놓은 채 공원벤치에 앉아 있었다. 경찰이 사라지자 그는 바지 호주머니에서 옥수수 봉지를 꺼내 들었다. 팔을 높이 들어 옥수수를 뿌리자 비둘기 떼가 몰려들었다. 비둘기들이 가까이 다가오자 그가 갑자기 손을 뻗어 한 마리를 낚아 챘다.

“파드득, 파드득.”

두어 번 파드득거리던 비둘기는 곧 잠잠해졌다. 그가 잽싸게 비둘기 목을 비틀어 버렸기 때문이다. 축 늘어진 비둘기를 얼른 유모차 아래 담요 속에 숨겨 넣었다. 그날의 저녁거리였다. 식량조차 궁하던 무명의 작가 시절, 헤밍웨이는 종종 비둘기를 잡아먹기도 했던 것이다. 이렇게 비둘기 요리로 배를 채운 뒤에는 복싱 도장을 찾아갔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복싱 선수들의 스파링 파트너로 뛰기도 했던 것이다." (p.165)

이렇게 고생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다니 참으로 대단하다. 그는 <무기여 안녕>의 마지막 페이지는 39번이나 고쳤고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의 첫 단락은 무려 100번 가까이 수정했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는 인간적인 결함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소설가로 추앙받는 게 아닐까 싶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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