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당나귀가 그린 그림이 전시회에 버젓이 출품
[책속에 이런일이?] 당나귀가 그린 그림이 전시회에 버젓이 출품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08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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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져라 미학 유쾌하라 예술> 이상현 글 / 학교도서관저널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1910년대에 당나귀가 그린 그림이 전시회에 출품된 적이 있다. 서양 철학과 예술에 관해 쉽게 설명한 <깨져라 미학 유쾌하라 예술>(학교도서관저널. 2015)에 희한한 내용이 나온다.

책에 따르면 1909년~1910년은 미술계에서 입체주의라는 용어가 통용되던 시기다. 피카소가 활발히 활동하던 때이기도 하다. 당시 유럽 사회는 매우 불안정했다. 사람을 창조했다고 믿었던 하느님은 사라졌고, 과학에서는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원리를 발표했다. 절대적인 가치를 추구하던 서양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더 이상 눈에 보이는 그대로인 것은 없다고 믿게 됐다. 미술계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프랑스 작가 롤랑 도르줄레스는 1910년 ‘독립작가 살롱전’에 그림을 출품합니다. 그런데 그가 그린 그림은 실은 당나귀가 그린 그림입니다. 당나귀 꼬리에 붓을 묶고 거기에 물감을 묻혀서 캔버스 주변을 돌아다니게 해서 엉망진창인 그림을 그립니다. 물론 출품작에는 보로날리라는 가명을 사용합니다.

당나귀가 그린 그림을 위해서 파격주의라는 미술 유파를 만들고, 파격주의 선언문까지 발표합니다. 단지 당시 화단을 조롱하기 위해 시작한 그의 장난은 엉뚱하게 발전됩니다. 이 어이없는 장난에 언론이 반응합니다. 그것도 격렬하게 반응을 하며 그의 그림을 대서특필했고, 대중도 여기에 열띤 반응을 보입니다.

당나귀가 그린 그림이 세간의 화제가 되어 대단한 작품이 되고 맙니다. 결국 도르줄레스는 그 꼴을 더는 보지 못하고 세상에 진실을 알립니다.” (p.172)

만약 도르줄레스가 끝까지 사기를 쳤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아마 파격주의라는 유파에 대해 공부를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이해하기 힘든 현대 예술의 한 단면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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