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쁜 남자라면 그 이유는 성장기 상처 때문!
당신이 나쁜 남자라면 그 이유는 성장기 상처 때문!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0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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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남자> 김형경 글 / 창비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이 글들을 쓰기 시작할 때의 의도는 한없이 벌어져가는 남녀 사이 간극을 메울 수 있었으면 하는 거였다. 현실에서 만나는 여성들은 남자의 실체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지했다. 그들은 남자 인간을 보는 게 아니라 내면의 남자 환상을 원하고 있었다.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여성들이 자존감으로 무장한 채 주체적으로 변해가는 동안 남자들은 자기 내면을 알지도 표현하지도 못한 채 여자들을 못마땅해하는 상태로 머물렀다. 그런 이들이 부부가 되어 자녀에게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물려주었다. 내가 안타까웠던 이들은 생을 시작하기도 전에 고통부터 떠안는 청소년과 청년들이었다. 그들을 도우려면 우선 부모 세대가 변해야 한다고 믿었다.” (p.216)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늘의 남자>(창비. 2015)에서 작가 김형경이 하는 이야기다. 그녀는 아프고 슬픈 남자를 보면서 생각한다.

“가장 나쁜 사람이 가장 아픈 사람이라고. 폭력적이고 괴팍하다고 손가락질 받는 사람들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가 성장기에 중요한 양육자로부터 그와 같은 것을 받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성장기 아이에게 단 한명의 어른이라도 따뜻한 눈길을 주고,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잠재력을 믿고 격려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아픈 사람이 나쁜 사람으로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마음의 문제를 인식하고 보살피기 시작한 지 십년이 조금 넘었다. 이즈음에는 남자들도 내면에 마음이라는 것이 있으며 그것이 가장 힘이 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듯하다. 아픈 남자가 나쁜 남자가 되지 않도록 개인의 인식과 사회 시스템이 함께 변화해야 할 것이다." (p.59)

이 책은 같은 출판사에서 <남자를 위하여>를 출간한 지 2년 만에 일간지에 연재한 글을 묶어 내놓는 것이다. 그녀의 ‘날카로운 통찰’에도 불구하고 책 내용이 100% 맞다고 동의하지 못하는 남자들이 있을 수 있다. 저자가 염려하듯 남자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내면을 꺼내 보임으로써 읽는 이들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에게 반가울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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