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전염병 치료하려 환자 토사물을 먹은 의사
[책속에 이런일이?] 전염병 치료하려 환자 토사물을 먹은 의사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07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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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과학자들의 엉뚱한 실험들> 피에르 바르텔레미 글 권예리 옮김 / 이숲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밝혀지지 않은 질병의 원인과 전염에 대해 궁금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의사들은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바친다. <괴짜 과학자들의 엉뚱한 실험들>(이숲. 2015)에 이와 관련한 특이한 의사가 등장한다. 그는 1794년에 프랑스에서 태어난 ‘귀용‘이란 인물이다.

책에 따르면 그는 19세기 초에 자주 발생한 황달의 전염 경로를 밝히기 위해 자신의 몸에 직접 실험을 했다. 그의 동료 피에르 르포르가 저서 <황달의 비전염성에 관한 회고록>에 적었다.

“실험은 (1822년) 6월 28일에 시작되었다. 군의관 귀용은 황달에 걸린 이봉이라는 병사의 땀에 젖은 셔츠를 24시간 동안 줄곧 입고 있었다. 그는 동시에 ”황달 환자의 수포에서 나온 고름“을 자신의 팔에 주사했다고 르포르는 썼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6월 30일에 “귀용 씨는 해병 프라므리 담브뤽 씨가 토한 검은 토사물을 약 2온스짜리 컵에 담아 마셨다. 그리고 같은 물질을 양팔에 문지른다름, 주사기로 그 물질을 자신의 몸에 주입했다.” 이 무모한 외과의사는 “지나치게 쓴” 그 음료를 마시고 삼십 분 후에 “약간으 복통을 느꼈지만, 식사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었다.”

7월 1일이 되자 프라므리 담브뤽 씨는 더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 덕분에 귀용은 아직 온기가 남았으며 검은 토사물로 덥친 그의 셔츠를 입고 역시 토사물과 배설물로 가득한 그의 침대에 누울 수 있었다. (중략) 귀용이 그 다음에 한 실험은 화룡점정 격이었다.

또 다른 사망자인 병사 이봉의 배를 가르자, 위에 피가 섞인 검은 액체가 가득 들어 있었고 위 내벽이 붉게 곪은 상태였다. 이 액체의 일부는 주사기를 통해 귀용의 몸속으로 들어갔고, 이봉의 위장에서 떼어낸 작은 조직을 주사한 자리에 직접 덮었다. 그랬는데도 귀용에게는 가벼운 감염증세 외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p.86~p.87)

그는 이 실험들을 통해 황달이 전염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증명했다. 이후 수십 년이 지나서 “황달을 전염시키는 매개체가 모기”라는 사실이 발견됐다. 자신의 몸을 직접 실험 도구로 바치는 이들의 행동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와 함께 그들로 인해 과학이 발전했다는 사실에 존경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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