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에단 호크의 `뜨거운 청춘스케치`
영화배우 에단 호크의 `뜨거운 청춘스케치`
  • 북데일리
  • 승인 2005.09.29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할리우드 스타배우 에단 호크는 그의 첫번째 소설 `이토록 뜨거운 순간`(2005. 미디어2.0)을 발표해 작가로서도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은 뉴욕대 재학 시절 잠시 영화 활동을 쉬던 중 틈틈이 썼던 소설로서, 특히 자전스토리라는 점에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영화 배우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온 주인공 윌리엄은 맨해튼의 한 술집에서 가수의 꿈을 품고 사는 여자 사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윌리엄의 사라에 대한 마음은 옆에서 붙잡아 주고 싶을 만큼 격렬하다. 꾸밈이나 가식 하나없이 그녀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한다.

"나는 수요일에 사라를 만났고 토요일에 함께 살자고 말했으며 오늘 일요일,그녀는 내 방에서 짐을 풀고 있다. 다음날 아침 사라는 내 방에 잠들어 있다. 난 사라가 영원히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왔을 때 나는 이불을 그녀의 턱밑까지 올려주고 내 방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때 난 이것이 `기도`라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본문 중)

"사라는 인간적으로 너무나 섹시한 여자다. 그녀에게는 전철안에서 머리를 늘어뜨리고 졸다가 문득 놀라서 깨어나 다시 끄덕끄덕 조는 사람을 보면서 터지는 웃음같은 이미지가 담겨 있다." (본문 중)

수줍고 예민하기만 한 사라는 그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각자의 꿈과 사랑을 조금씩 키워가면서 결혼을 약속하기에 이른다.

윌리엄은 사라에게 청혼한 뒤 사라의 어머니에게는 전화를 걸어 결혼 승락을 얻어낸다. 그리고는 성당으로 달려가 둘만의 언약식을 올린다. 사라는 그 자리에서 윌리엄에 대한 사랑을 다음과 같이 확인한다.

"약속해줘. 만약 일이 잘못되더라도, 내가 도망치거나 그 어떤 일을 하더라도, 넌 나를 다시 찾아내서 내가 돌아오도록 만들겠다고."

(본문 중)

하지만 잦은 말다툼과 이별, 사랑을 의심하는 만남이 반복되면서 둘 사이는 점점 멀어진다. 사라는 가수의 꿈을 접고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윌리엄을 자신의 일터로 초대한다. 사라는 윌리엄에게 자신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하면서 마지막 키스를 남긴 후 반 년간의 격정적인 사랑에 종지부를 찍는다.

소설은 윌리엄과 사라의 사랑이 전개되는 가운데 윌리엄의 아픈 가족사와 그가 겪은 실연에 대한 상처도 심심찮게 보여주고 있다.

"나의 엄마는 16살에 결혼했고 19살에 이혼했다. 그 후 엄마의 주변에는 수많은 애인들이 있었다. 나는 사라를 만나기 전 사만다라는 여자애와 풋사랑을 겪었으며 생각지도 않았던 그녀의 임신으로 인해 수술비를 보내줘야 했다." (본문 중)

어린 시절이었다. 학교 미술시간에 어떤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고 나는 "재수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나를 조용히 불러 `왜 그런 말을 했는지`와 `왜 하면 안되는지`에 대한 반성문을 쓰도록 했다. 나는 예전에 엄마와 사겼던 애인들이 나를 보고 "재수없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서 그랬다고 고백했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선생님은 나를 꼭 껴안아 주었다. (본문 중)

미국의 권위있는 출판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논평을 통해 "에단 호크 작품의 매력은 거친 느낌이 더욱 강렬하게 전해지는 데에 있으며 그가 그려낸 인물은 놀라울 만큼 솔직하고 생생해서 감정 이입이 용이하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강한 힘이 느껴지는 플롯은 그의 인생 그리고 출연했던 영화들과 닮아 있다"고 평가했다.

에단 호크는 "배우를 하면서도 항상 가지 않은 길이었던 소설가에 대한 미련이 강하게 남아있었다"고 밝혔으며 두번째 소설 `웬즈데이`와 영화 `비포 선셋`의 시나리오를 통해서도 작가적 역량을 뽐냈다.

소설 `이토록 뜨거운 순간`이 출간되자마자 독자들은 소설에 대한 궁금증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작품은 진정 에단 호크 자신의 이야기인가?

스무 살에 배우가 되기 위해 뉴욕에 온 윌리엄의 모습은 바로 에단 호크 자신의 모습이다. 그는 미시건 데일리지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한 심정을 밝힌 바 있다.

"윌리엄은 내 인생을 많이 함축하고 있는 캐릭터다. 나는 글을 쓰면서 결손 가정에서 자라나 가족의 붕괴를 경험한 아이들에게 사랑의 의미를 가르쳐 주고 싶었다. 회고록은 아니지만 당시 나와 내 친구들이 당시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그대로 담아냈다. 사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데뷔 소설이 작가 자신의 삶을 엮어 쓴 것이 아닌가?"

소설 속 사라의 실제 모델은 누구인가?

소설이 에단 호크의 자전적 이야기로 알려지면서 그의 팬들은 사라 역시 실제 모델이 있을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얼마 전 뉴욕 타임스는 사라가 가수 리사 로엡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리사 로엡은 에단 호크의 대표작 `청춘 스케치`(Reality Bites)의 주제곡을 작곡하고 노래까지 불렀으며 실제 그녀는 에단 호크가 우마 서먼을 만나기 전에 좋아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언제쯤 영화로 볼 수 있을까?

이미 극영화 `첼시 호텔`로 감독 데뷔한 에단 호크는 한 인터뷰에서 `이토록 뜨거운 순간`을 직접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소설을 쓸 때는 영화로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 작품을 스크린으로 옮겨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북데일리 정문아 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