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선물거래시장은 일본 에도막부 시대가 원조
[책속의 지식] 선물거래시장은 일본 에도막부 시대가 원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2.01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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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2> 박정호 글 / 한빛비즈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선물거래란 미래에 있을 화폐 내지 재화의 거래를 현시점에서 계약하는 것이다. 선물거래소라면 당연히 시카고 상품거래소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최초의 선물거래소일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시카고 상품거래소가 최초의 선물거래소가 아니다.

경제 원리를 인문학적 관점으로 안내하는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2>(한빛비즈.2013)에 따르면, 17세기 일본 에도시대에 이미 선물거래 방식이 도입되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일본을 통일하고 지금의 에도를 거점으로 삼았다. 그의 고민은 ‘지방 영주인 다이묘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이들이 독립해 군벌이 되면 또다시 전국시대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충성 서약과 경제권을 박탈하기로 했다. 바로 당시 화폐처럼 쓰이고 보유량에 따라 힘으로 환산되는 쌀을 거둬들여 재분배하는 방법이다. 그 과정에서 통제력을 갖고자 했다.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쌀이 모여들다 보니 다양한 관리 방식을 모색하게 됐고 선물거래도 이 과정에서 채택됐다.

당시는 흉년과 풍년의 격년 주기로 쌀 공급이 일정치 않았다. 결국 오사카 상인들은 미리 돈을 주고 필요한 쌀의 수요를 맞추기 시작했다. 쌀이 갑자기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 미리 10석 단위로 현금과 같은 선납수표를 발행하는 방식이 도입한 것이다. 필요에 따라 선납 수표를 발행해 해당만큼의 쌀을 받는다. 이때가 선물 거래의 시작점이다.

선물 거래 방식은 선납 수표만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환전상인까지 등장하게 했다. 쌀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운반과 보관비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과 중앙 정부의 재산 몰수 등의 명으로 지방 다이묘가 파산하더라도 재산회수 품목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선납 수표는 유용한 자산 보유 형태로 활용되며 에도막부 시대에 세계 최초의 선물 거래소가 시작된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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