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3년간 다른 사람으로 살기
[책속에 이런일이?] 3년간 다른 사람으로 살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01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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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통찰의 힘> 김철수 글 / 비즈니스북스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3년 동안 다른 사람으로 산 이가 있다.  패트리샤 무어Patricia Moore라는 20대 여성이다. 그녀는 연령이나 성별, 장애나 인종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가능케 한 사람이다. 그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레이먼드 로위의 사무실에서 신입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선배들과 냉장고 손잡이의 디자인에 관한 토론을 벌이다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관절염이 있고 근력이 약한 노인들도 쉽게 여닫을 수 있는 냉장고를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배들은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하지 않아”라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그녀는 연령, 성별, 장애나 인종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길로 뛰어들었다.(중략) 그녀는 26세였던 1979년부터 3년이 넘는 시간을 80대 노인으로 변장하여 살았다. 그 당시는 건축이나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노인은 소비자가 아니라는 잘못된 시각이 있었다. 그런 편견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얻고자 그녀 자신이 노인이 되기로 했다.

대충 노인처럼 분장한 것이 아니라 노인과 같은 신체적 불편함을 느끼기 위해 분장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중략) 집 없는 거지 노인에서부터 부잣집 노인까지 아홉 명의 노인 역할을 로테이션했으며 그렇게 3년간 노인의 모습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116개 도시를 돌아다녔다.” (p.86~p.87)

시작 첫날부터 그녀는 노인의 삶이 불편함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달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10분이면 가는 거리가 한 시간이나 걸렸다. 택시를 타거나 화장실을 이용할 때, 식당 문을 열거나 식품점에서 물건을 꺼낼 때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녀는 직접 디자인 회사를 설립했고 수많은 기업에 도움을 주었다.

<인터뷰 잘 만드는 사람>을 쓴 김명수 기자도 이와 유사하다. 그는 공감도 높은 인터뷰 기사 작성을 위해 ‘그들의 삶을 실제로 살아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그는 대한민국 상위 1퍼센트의 부자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강남의 한 유명 아파트에 경비로 취업했다. 그곳에서 3년 동안 근무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를 했던 것.

평범한 일상을 통해 새로운 혁신을 이야기하는 <인사이트 통찰의 힘>(비즈니스북스. 2015)에 소개된 내용이다. ‘사용자처럼’이 아니라 ‘진짜 사용자’로 살았던 패트리샤 무어나 김명수 기자의 노력이 감탄스럽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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