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담은 자연관찰 전집
`감동` 담은 자연관찰 전집
  • 북데일리
  • 승인 2007.08.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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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유아교육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엄마들에겐 ‘월령별 추천 전집’리스트가 존재한다. 0~12개월에 읽을 전집, 12~24개월에 읽을 전집 같은 식이다.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을 의식해서인지 창작전집 외에 수학, 과학, 자연관찰 등등 다양한 분야로 세밀하게 리스트업 되어있다.

애초에 누가 작성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목록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느 것이라도 빠지면 아이의 미래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 때문인지, 아이를 둔 집이라면 어느 정도는 이런 전집으로 구색 맞추기를 시도한다.

문제는 해당 리스트에 속하는 책들의 수준이 어렵다는 데 있다. 3세 아이를 위해 출시된 자연관찰 전집에는 어른들도 모르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독서영재 열풍 탓인지 많은 부모들이 잠 못 드는 아이들과 그 어려운 책을 놓고 씨름하곤 한다.

여기서, 우리는 자연관찰 전집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아기때 자연관찰 전집을 사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일까? 아니면 선행학습 때문일까?

대다수의 자연관찰 전집들이 선행학습을 목적으로 동물과 식물, 생태계의 이론들을 가득 담고 있는 것과 달리, 이와 차별화된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땅친구 물친구>(웅진씽크빅. 2006)이다.

이 책의 진가가 궁금하다면 먼저, 원숭이 책을 들춰보자. 헤헤거리며 웃는 그 귀여운 보노보를 보고서 따라 웃지 않을 수 없을 테니 말이다. 타사의 자연관찰전집과 <땅친구 물친구>가 차별화되는 것은 바로 ‘감동’이다.

많은 지식을 담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각 동식물마다 한 가지 주제로 그 생태를 살필 수 있도록 배려하기에 독자 역시 감정이입을 하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또 다른 감동의 근원지는 수준 높은 사진에 있다. 세계 유수의 포토그래퍼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한 권 한 권의 책은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놓아 사진만 훑어보아도 그들의 세계에 푹 빠져들 만하다.

오직 자연에 감정이입이 되어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마지막 페이지에는 아이와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만들기 가이드가 나온다. 흔한 유아 미술놀이책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퀄리티로 아이의 창의력을 한 뼘 키워줄 수 있는 것이 이 작은 페이지의 장점이다.

자연관찰 전집의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각 출판사에서는 앞 다퉈 책을 출시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유아기에 가장 필요한 자연에 대한 친근감은 없고, 방대한 지식만이 존재한다는 것. 출판사도 부모들도 아이의 순수한 유아기를 위해 지식에 대한 부담을 덜고 마음을 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꿈을 꾸어야할 나이다.

(사진 = 웅진씽크빅 제공)

[신주연 시민기자 snow_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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