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조선의 마술과 사랑
우리가 모르는 조선의 마술과 사랑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1.2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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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마술사> 이원태․김탁환 글 / 민음사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삶은 마술이 아니지만 마술은 삶의 일부다.” (p.7)

영화로 만들어져 12월 개봉 예정인 <조선 마술사>(민음사. 2015)가 장편소설로 먼저 출간됐다. 책은 소설가 김탁환과 기획자 이원태의 합작품이다. 영화는 유승호와 고아라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기획 단계부터 영화와 웹소설, 책 출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마술사가 있다. 타인이 만든 마술을 배워 익힌 마술사와 새로운 마술을 만들어 선뵈는 마술사. 후자는 전자까지 포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희 역시 한 달에 서너가지 새로운 마술을 선보이는 마술사였다." (p.36)

조선 최고의 마술사 ‘환희’는 중국 열하에서 마술을 배웠다. 우연한 기회에 환희의 마술쇼를 찾게 된 왕의 딸 ‘청명’은 처음 경험하는 마술쇼에 당황한다. 조선의 모든 규수들이 열광하는 그를 보며 ‘첫눈에 조선 마술사는 정말 끔직했다’고 느낀다. 그의 마술을 시시해하며 마술 판의 흥을 깬다.

“청명이 손을 뿌리친 후 환희의 뺨을 때렸다. 환희는 물론이고 관객 모두 뜻밖의 손찌검에 당혹했다. 돌연 여기가 절벽이고, 한 발이라도 물러서면 떨어져 버릴 까마득한 협곡이었다. ‘빰 맞은 마술사’란 오명이 평생 환희를 따라다닐 수도 있었다. 진지한 마술 솜씨보다 우스꽝스러운 사건이 더 오래 기억되는 법이다.” (p.40)

난생 처음 자신의 마술을 거부당한 환희 역시 청명을 무안하게 만든다. 마술판에서의 굴욕을 만회하려 청명에게 재방문을 요청한 환희는 그녀에게 빠져든다. 청명 역시 왕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환희를 만나러 궁궐 밖을 나서는 일이 잦아진다. 어느 날 두 사람은 불시의 습격을 당해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 일로 환희는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한편 조선을 찾은 청나라 사신단은 청명을 청나라 세자의 후궁으로 지목하고…….

이 소설은 국내 최초의 ‘원 스토리 멀티 유즈’의 한 사례다. 모바일, 종이책, 영화 등 해당 매체에 최적화된 형태로 캐릭터와 콘셉트가 만들어 진 것. 이는 불황에 빠져 있는 종이책에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의미도 있다. 작가 김탁환은 말한다.

“사랑을 썼다. 남들은 마술로 의심하고 나는 운명이라 믿는 이야기. (중략) 연인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사랑을 잃은 이들과 사랑은 잊은 이들이 음미했으면 싶다. 사랑 없이 살겠다는 안타까운 결심을 굳히기 전에, 등대 불빛처럼 어서 가 닿기를!” (p.409)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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