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곤충에 의해 지배되어 왔다”
“지구는 곤충에 의해 지배되어 왔다”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1.26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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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연대기> 스콧 R. 쇼 글 양병찬 옮김 / 행성B이오스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지구는 오랫동안 곤충에 의해 지배되어 왔다. 곤충학자 스콧 R. 쇼가 쓴 <곤충 연대기>(행성B이오스. 2015의 메시지다. 책은 그동안 몰랐던 많은 사실을 전한다. 우리는 현존하는 생물이 정확히 모두 몇 종種인지도 모른다. 대략 700만~1억 종 정도로 추측할 뿐이다.

"인간은 지금까지 거의 100만 종에 달하는 곤충들을 발견하여 이름을 지어줬다. 개미, 비단나비, 바퀴벌레, (중략) 그러나 이 정도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지구상에 서식하는 곤충의 대부분은 이름조차 없으며, 과학자들은 “열대 우림 지역에 서식하는 곤충만 해도 어림잡아 1,000만 종은 될 것이다”라고 추산하고 있을 뿐이다." (p.19)

인류는 엄청난 곤충 군과 공생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인류가 멸종한다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 책에 따르면 대부분 종들의 생활 여건이 대폭 개선될 것이다(머릿니, 몸니, 사면발이와 같은 몇 가지 종만은 예외다). 이와 반대로 지구에서 모든 곤충이 멸종한다면 다른 일이 일어난다.

“하버드 대학교의 유명한 곤충학자 에드워드 O. 윌슨에 의하면, 그럴 경우 육상 환경이 붕괴되어 혼돈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한다. 인류의 문명은 고작해야 최근 수천 년 동안 형성된 것이지만, 곤충은 무려 4억 년 동안 육상 생태환경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성공적으로 공진화해 왔다. 곤충은 생태계의 필수 구성원으로서, 쓰레기를 청소하고 영양소를 순환시키고 토양을 비옥하게 하며, 사실상 모든 유기물을 섭취․활용한다.” (p.20)

이러한 이유로 저자는 만약 지구의 다른 생물들과 인간이 ‘진정한 지구의 지배자’의 자리를 놓고 논쟁을 벌인다면 “곤충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동물이 처음으로 육지에 진출한 사건은 일반적으로 4억 4,400만 년 전부터 4억 1,900만 년 전 사이의 실루리아기에 일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육지에 동물이 존재했던 증거는 있다. (중략) 실루리아기 말기가 되면, 최소한 주변부의 습지에서 육상동물과 육상식물이 모여 육상생태계를 형성한다. 비록 단순하기는 하지만, 이 생태계는 궁극적으로 모든 육상생물계를 탄생시키는 모태가 된다.” (p.78)

책은 풍부한 연구 자료와 사진을 통해 많은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곤충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곤충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사진들이 컬러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매번 “아름답게 보존된” 화석이라 설명하는 사진을 보며 쉽게 공감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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