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권정생 님에게 듣는 생생한 `6.25전쟁`
고 권정생 님에게 듣는 생생한 `6.25전쟁`
  • 북데일리
  • 승인 2007.08.0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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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지난 5월, 한국 아동문학계는 `큰 별` 하나를 잃었다. <몽실언니> <강아지똥> 등, 선한 이야기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 권정생이 타계한 것. 그의 고택엔 분향 한 달이 넘도록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만큼 그가 남긴 족적은 크고 깊었다.

작가는 떠났지만 작품은 남았다.

6월 출간된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보리. 2007)는 권정생의 목소리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책. 작가는 9살 `곰이`와 인민군 `오푼돌이 아저씨`의 입을 빌어 전쟁과 평화, 분단과 통일에 대한 생각을 전하고 있다.

"왜 그랬어요? 왜 서로를 죽였어요?"

오푼돌이 아저씨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저씨는 씨근대던 숨을 가라앉히고 거친 소나무 둥치에 얼굴을 기대었습니다. 울고 있었습니다.

"인민을 위해 싸운 건데, 죽은 건 모두가 가엾은 인민들뿐이었어."

"......"

"마찬가지로 나라를 위해 싸운 국군도 제 나라만 쑥밭으로 만들었고..."

책은 전쟁의 본질을 꾸밈없고 깨끗한 말로 적확하게 짚어낸다. 즉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의 가장 큰 미덕은 우리 역사의 슬픈 진실을 날카롭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의미 없는 전쟁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을 아무도 위로하지 않을 때, 그 희생자들을 따뜻하게 덮어 주었던 `흰 눈`을 생각하면서 이 글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화 기법으로 묘사한 장중한 그림은 화가 이담의 작품. 동화책 삽화치고는 다소 분위기가 어둡지만, 글이 지닌 무게감을 표현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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