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교과서는 '자유발행'이 되어야 한다."
도올 김용옥 "교과서는 '자유발행'이 되어야 한다."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1.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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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중국 일기 4-심양일기> 도올 김용옥 글 / 통나무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상가 도올 김용옥이 “교과서는 '자유발행'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류의 역사를 남자 중심으로 보게 되면 여자 중심으로 볼 수 있는 역사는 억압되거나 변방으로 쫒겨난다. 현금의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빨(나는 우익꼴통을 우익빨갱이라고 부른다. 우익이나 좌익이나 다 빨갱이이다)이 득세하여 '국정교과서'를 장악하면 좌빨은 변방으로 쫒겨나고 좌빨이 장악하면 우빨이 변장으로 쫒겨난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좌빨과 우빨의 분별심이나 경계를 근원적으로 해탈하기 전에는 해결되지 않는다.

우빨이 국정교과서를 강요하면 언젠가는 또다시 같은 방식으로 좌빨에게 당하게 되어 있다. 우빨의 작전은 결코 성공할 수가 없다. '국정國定'이라는 것 자체가 '변방화'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교과서는 '자유발행'이 되어야 한다.” (p.43~p.44)

도올 김용옥이 쓴 <도올의 중국 일기 4-심양일기>(통나무. 2015)에서 들려주는 말이다. 이 책은 그가 중국 연변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겪은 일을 일기형태로 쓴 것이다. 니체와 프로이드가 등장하고 소쉬르의 언어학, 구조주의, 해체주의 등 서양철학에 대한 그의 사유들도 들어 있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그의 통찰이 드러난다.

특히 20세기 서양사조 중 구조주의Structuralism를 설명하면서 인간의 인식구조에 대해 말한다. 이때 마침 논란이 되고 있는 우리의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밝힌 것.

한편 한신대학교 탐사팀과 함께 연신대에 들려 그의 강의 현장을 목격한 김준혁 한신대학교 역사학교수는 소감을 밝힌다. 그에 따르면 중국의 미래가 곧 인류의 미래이다. 중국이 바른 길을 가야만 인류의 소망이 있다. 그 소망을 중국현지의 역사 속에서 창조하고 계신 도올선생의 연변대강의는 '세계사적 사건'이다. 그는 도올의 강의를 들으면서 한국인이 중국역사에 기여할 수 있는 최대치를 실현하고 계시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도울의 제자이자 정조시대사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그는 연변대학을 키우고 지킨 ‘림민호 교장’부터 심양지역에 깃들어 있는 우리의 역사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병자호란 때 청태종 홍타이지의 볼모가 되어 심양에 갔던 비운의 황태자 소현세자의 자취를 더듬어 보기도 한다. 백암성에서는 요동벌을 굽어보며 고조선과 고구려, 고구려용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날것과 같은 그의 일기를 그대로 보는 느낌이다. 역사뿐만이 아니라 현재 중국의 단면들도 볼 수 있다. 그의 강의만큼이나 흥미롭게 읽힌다. 이 책은 전체 6권으로 기획된 시리즈 중 4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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