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소설가 박상우 '문체는 인간의 의식이며 인간 그 자체다’
[책속의 지식] 소설가 박상우 '문체는 인간의 의식이며 인간 그 자체다’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1.23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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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상우 글 / 시작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문체는 의식의 지문이다. 사람의 지문이 섬세한 선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소설의 문체는 하나하나의 문장이 모여 이루어진 정신의 선율 혹은 감성의 문양이다.

문장은 단문, 중문, 복문으로 분류할 수 있고 문체도 수사학상 간결체, 만연체, 강건체, 우유체, 화려체, 건조체 등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작가 개개인에게서 나타나는 문체는 본질적으로 분류가 불가능하다. 지문처럼 모두 다른 스타일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은 곧 사람이다’라거나 ‘문체는 인간 그 자체이다’라는 말이 생겼다. 육체가 인간의 형상을 이루듯 문체는 글의 형상을 이룬다. (중략)

작가들이 농담처럼 자주 입에 올리는 말이 있다. ‘소설은 살아온 만큼밖에 쓰지 못한다’는 말이다. 짧은 말 속에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다. ‘살아온 만큼’은 인생의 총화를 의미한다. 한 인간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이 소설에 반영되는 말이다. 요컨대 문체는 사람의 반영이자 인생의 반영이다. (중략)

독자가 소설작품을 읽고 격조나 문학적 향기를 느끼는 것은 다 문체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곧 작가의 향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마땅한 수련 과정이 필요하다." (p.190~p.194)

‘작가가 되는 길, 작가로 사는 길’에 대한 책 <작가>(시작. 2009)에서 소설가 박상우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글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밖에 쓰지 못한다니,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늘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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