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귀에 꽃 꽂고 다니는 남자
[책속에 이런일이?] 귀에 꽃 꽂고 다니는 남자
  • 이수진 기자
  • 승인 2015.11.22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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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멈춤, 세계여행> 오빛나 글 / 중앙m&b

[화이트 페이퍼=이수진 기자] 길을 가다 ‘꽃’을 든 남자를 보면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로맨틱해 보인다. '꽃과 남자', 은근히 매력적인 조합이다. 

<잠시멈춤, 세계여행>(오빛나 글.중앙m&b.2015)은 자발적 백수부부의 636일간의 52개국 여행기를 담고 있다. 여행자는 지중해와 맞닿은 북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여유로운 풍경을 이야기 한다. 

책에 따르면 도시 한 가운데 서 있는 모스크와 그 주변에 늘어선 노천카페 그리고 하루 다섯 번씩 기도하는 사람들과 히잡을 벗어버린 민소매 차림의 여인들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유럽인 듯 아닌 듯, 무슬림인 듯 아닌 듯, 유럽과 가까운 위치와 프랑스 식민지로서의 기나긴 역사가 전통적인 이슬람 국가의 구석구석에 흔적을 남겨놓았다. 데이트 중인 연인, 수크(전통시장) 쇼핑을 즐기는 아가씨들, 물담배를 피우는 할아버지, 아들과 함께 기도하러 가는 아저씨까지 여행자는 끊임없이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여행자는 낯선 풍경과 마주친다. 바로 ‘꽃 파는 아저씨’를 발견했다.

"그의 손에 들린 바구니에는 크기가 아주 작은 부케가 가득 들어 있었다. 그 꽃은 ‘재스민꽃’이었다. 튀니지 남자들에게 ‘재스민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꽃을 왼쪽 귀에 꽃으면 ‘애인 있어요’라는 의미고 오른쪽 귀에 꽂으면 ‘좋은 사람을 찾고 있어요’라는 것이다. (중략)한껏 멋을 낸 남자가 꽃 파는 아저씨에게 다가간다. 신중히 부케를 고르고 돈을 지불한 남자는 자연스럽게 오른쪽 귀에 꽃을 꽂고는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357쪽

여행의 매력 중 하나는 나와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낯선 사람들이 살아가는 낯선 풍경은 마음의 경계를 허문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지쳐 있다면 튀니지의 남자들처럼 귀에 꽃 한 송이 꽂아 보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본다면 어떨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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