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위한 아버지의 솔직한 삶 `커밍아웃`
아들위한 아버지의 솔직한 삶 `커밍아웃`
  • 북데일리
  • 승인 2005.09.2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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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출간된 책 `세상을 바꾼 65개의 편지`(자음과모음). 세계적인 위인과 명사들이 가족과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인간적인 면모와 그들이 깨달은 삶에 대한 소박한 진실을 소개하고 있다.

에디슨은 아들의 평소 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일자리를 구해주지 못하겠다고 편지를 썼다. 아인슈타인은 아들에게 아무리 바빠도 일년 중 한달은 같이 지내자고 약속하는 편지를 썼다.

루스벨트 미 대통령은 전쟁터에 있는 아들에게 힘들고 귀찮더라도 약혼녀에게 자주 편지하라고 조언하는 편지를 썼다. 존 스타인벡은 사랑에 빠진 아들에게 "그 누가 너의 사랑을 무시하더라도 자랑스럽게 지켜가라"고 당부했다.

여기 또 한 명의 `평범한` 아버지가 그의 아들에게 쓴 편지를 책으로 묶어냈다. `내가 다시 너라면`(2005 르네상스)은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아들에게 삶에 대한 지혜를 전수한다. 저자 우인회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거쳐 얼마 전 게임전문회사를 설립했으며 게임컨설턴트로서 대기업과 대학 등에 출강하고 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우선 인간의 동물적 본성을 인정하라고 다그친다. 밤의 유혹 속에서 술집과 노래방을 전전하는 젊은이들의 본심이 이성을 찾아 짝짓기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키가 작은 것은 오히려 행운이다. 지은이는 키가 작은 데서 오는 열등감은 그것 자체로 시커먼 숯검뎅이와 온갖 연료에 비할 수 있으므로 그 연료를 이용해 얼마든지 큰 인물로 성장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나 자신의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다.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부를 때 그동안 나에 대해서 누적된 이미지가 합쳐져 `브랜드 연상`이란 의미를 낳게 된다. 지은이는 유명인들의 예를 들면서 이름 석자 만으로도 좋은 사람이란 이미지로 기억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찮은 습관일 수 있지만 손을 깨끗히 씻고 이를 잘 닦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손은 만병의 온상이며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장수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치아가 건강해지려면 3.3.3 운동만 지켜도 된다. 치과 비용은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 비용을 절약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버지는 돈은 개처럼 벌고 정승처럼 쓰는 것이 아니라 임금처럼 벌어서 점잖케 써야 한다고 충고한다. 돈을 벌 때는 부자를 상대로 하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돈을 써야 한다고 역설한다.

돈을 빌려줄 때는 되돌려받을 것을 기대하지 말며 그런 기대를 가질 바에는 아예 빌려주지 말라고 권한다. 또 많이 벌면 많이 쓰고 적게 벌면 적게 쓰되 돈이 필요하면 반드시 스스로 벌어서 쓰라고 충고한다.

또 아들에게 한 달만 휴대폰을 버릴 것을 간곡히 권하고 있다. 아들이 휴대폰을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두고 독서에 전념하는 것이 아버지의 소망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는 지식을 습득할 것이며 마음은 세상의 구속과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짐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공부 잘하는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 중 자신에게 가장 편한 시간을 정해서 죽기 살기로 몰입하면 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자신의 학창 시절, 등하교 길에 책을 놓은 적이 없으며 그 때 당시는 참고서나 문제집이 없어서 교과서를 통째로 외워버렸다고 설명한다.

법학을 전공한 아버지는 `법은 만인 앞에 불평등하다"고 역설한다.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올려 놓는다는 그 저울은 이미 찌그려졌으며 여전히 사회는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통용되고 있다는 것. 법은 가진 자에게 무딘 존재며, 없는 자에게는 두려운 존재일 뿐이라고 못박는다. 단 목불인견의 대상과 맞닥뜨렸을 때는 남용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용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담배는 기호식품이 아니라 허가된 마약이니 반드시 끊으라고 아들에게 강권한다. 아버지 역시 젊은 시절 담배와의 일대 전쟁을 벌였다는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방 벽에 `담배를 끊지 못하면 내 몸의 일부를 끊겠다`는 각서를 써서 붙여놓고 그 아래 등산용 칼을 가져다 놓았단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저자는 아버지의 체통을 버리고 성장한 아들 앞에서 과감히 자신의 커밍아웃을 시도했다"면서 "이 땅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전했다.

권대봉 고려대학교 사범대학장은 "50대의 아버지가 자식의 미래를 위해 고해성사하듯이 써내려간 간 책이라 가슴에 절로 와닿는다"면서 "기성작가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유려한 필치는 우리 세대 젊은이들에게 자양분이 될 인생의 철학을 충분히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데일리 정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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