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된 시장이 있다? 세계 전통시장의 비밀
800년 된 시장이 있다? 세계 전통시장의 비밀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1.12 0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이랑주 글 / 샘터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흔들리는 ‘진통’이 흔들리지 않는 ‘전통’을 낳는다. 수많은 변화의 물결에 흔들리면서도 자기만의 철학과 신념, 그리고 독창적인 컬러로 살아남은 ‘전통시장’에서 ‘시장의 전통’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 전설적인 이야기들이 궁금하지 않은가. 전 세계 전통시장을 발로 뛰면서 온몸으로 터득한 ‘생각의 발로(發露)’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은 애써 살아가지 않으면 세상에서 쉽게 사라짐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 유영만 교수 추천사

국내 1호 비주얼 머천다이저(Visual Merchandiser) 이랑주가 40여 개국 150여 개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점포를 둘러보고 쓴 책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샘터. 2014)에 대한 평이다. 저자는 책에서 변화의 광풍에도 꿋꿋이 살아남아 성장하고 있는 세계 전통시장의 비밀을 들려준다.

먼저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은 800년 이상 된 곳이다. 이 시장의 지붕은 그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정도인데, 그곳에서는 다양한 과일들이 많이 판매된다. 하지만 단순히 먹거리를 구입하기 위한 시장이 아니라 관광형 전통시장으로 세계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나는 깜짝 놀랐다. 과일 가게 앞에서 기념촬영이 한창이었다. 가우디 건축물도 아니고 연예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웬 촬영? (중략) 과일 가게 앞에 도착하자 총천연색의 다양한 과일들로 벽면과 천장, 테이블까지 가득 채워져 있었다. 모든 과일을 초록색 잎사귀 위에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탑처럼 쌓아 놓았다.” (p.314~p.315)

과일을 마이산의 석탑처럼 쌓아놓은 그 정성. 그렇게 진열된 시장의 과일 매장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감동을 주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다양한 과일들을 먹기 좋게 잘라 작은 통에 쌓아서 소포장으로 판매한다. 시장을 구경하는 사람들 손에는 이런 과일 도시락이나 주스, 과일 막대사탕 같은 것들이 하나씩 쥐어져 있다. 시장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중앙시장도 19세기 말에 지어진 곳이다. 한국의 명동과 비슷한 부다페스트 최대의 번화가다. 이 길 끝에 위치한 가장 크고 오래된 전통시장도 그 비밀이 있다. 작은 양파 피클 하나에도 웃는 얼굴을 장식해 놓은 것.

“모든 사람이 평범한 양파 피클을 담글 때 누군가는 양파 위에 표정을 만들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미소 피클을 만들어 냈다. (중략) 세상을 보는 관점이 나에게 있지 않고 그것을 먹는 사람, 사 가는 사람을 향해 있으면 혼이 담기고, 세상에서 유일한 명품이 탄생한다. 그 명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리하여 그 미소 피클을 만든 상인은 ‘기능인’이 아니라 ‘장인’이 되는 것이다.” (p.175~p.176)

그 밖에 책은 엄마가 가족에게 주고 싶은 것만 파는 슈퍼마켓, 버려진 공장을 시장으로 다시 만든 미국의 첼시 마켓, 책과 함께 간장을 파는 일본의 서점 등 다양한 변화로 살아남은 곳들을 소개한다. 책을 통해 그들의 차별화된 상품과, 독특한 진열, 그리고 홍보전략도 알 수 있다. 저자는 대박 매출을 일으키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물건을 파는 나의 관점이 아니라 나의 물건을 선택하는 고객의 마음으로 보는 것”이라고 전한다. 이것은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