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워렌버핏' 소프트뱅크 사장 손정의 비밀
'아시아의 워렌버핏' 소프트뱅크 사장 손정의 비밀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1.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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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망설여질 때는 먼 앞을 보라”

세계 3위의 정보통신 기업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이 한 말이다. 선행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그는 지난 2000년 20억 엔을 투자해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가 됐다. 올해는 우리나라의 쿠팡에도 약 1조 1,000억 원을 투자해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아시아의 워렌버핏’이라고도 불리는 손정의가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업계의 전망과 지형이 바뀐다. 그는 알리바바를 이끄는 마윈과 대면한 자리에서 투자를 결정한 당시 상황에 대해 말한다.

“마윈과 한 5분 정도 얘기해 보니까 느낌이 왔습니다. 압도적으로 성장할 것 같은 예감이랄까. 동물적인 감각으로 결정한 셈이죠.” (p.39)

그는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제2, 제3의 알리바바가 될 유력한 신흥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계획을 계속 짜고 있다.

그런데 승승장구하는 소프트뱅크의 여정에도 수많은 위기가 있었다. 사원이 집단으로 소프트뱅크를 떠나버린 일도 있고, 인터넷 버블이 붕괴되어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백분의 일로 폭락해 버린 적도 있다. 기업을 인수하는 그를 가리켜 ‘경영자가 아니라 투기꾼이다’라는 비난도 있었다.

1996년 뉴스 코퍼레이션 회장 루퍼트 머독과 함께 거액을 투자해 오분샤 미디어로부터 TV아사히 사 주식의 21.4퍼센트를 매수했다. 디지털 위성 방송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였다. 일본의 기존 미디어는 손정의와 루퍼트 머독을, 개국을 강요했던 막부 말기의 미국에 비교해 ‘흑선이 왔다’고 과장되게 떠들어댔다. 흑선은 1853년 일본을 개항시킨 미국 페리 제독의 함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들은 TV아사히 사를 손정의와 머독에게 빼앗기는 것으로 염려했던 것이다. TV아사히 사 측도 그들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이런 이유로 손정의는 물러날 결심을 했고, 1997년 TV아사히 사 주식 전부를 TV아사히 사의 모회사에 해당하는 아사히신문에 매각함으로써 이 일은 일단락 됐다.

“그는 평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수익을 내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총매출액 - 경비 = 수익이다. 수익을 내는 공식은 불과 한 줄에 지나지 않는다. 총매출액 이상으로 경비를 쓰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이 간단한 원칙만 머리에 넣어두면 된다. (중략) 회사 전체의 모든 사업을 보고 답을 얻으려고 하니까 어려워진다. 지역, 고객, 상품을 개별적으로 한정해 보면 아주 간단하다. 하여 그는 10명 단위로 독립채산제인 ‘버추얼 컴퍼니(가상의 회사)’ 제도를 도입했다. 1,000명을 거느릴 수 있는 사장은 비교적 한정되어 있지만, 10명 정도면 누구나 통솔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44~p.145)

창업 초기 그는 10명의 사업팀마다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 금리를 뺀 경상이익을 매일 계산해서 그래프화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 데이터는 사원 누구나 자신의 컴퓨터를 중앙 컴퓨터에 접속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의 팀이 어느 정도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지, 만약 떨어지고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가. 사원은 그래프로 나타난 데이터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많은 수익을 낼 것인지 생각할 수 있다. 예산부터 인사, 사무실 장소까지 팀 리더가 결정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일본최초로 ‘스톡옵션 방식’을 도입했다. 그리고 인센티브제를 실시해 수익을 배분한 것으로 유명하다.

손정의에 관한 책은 이미 여러 권 나와 있다. 신간 <손정의 비록>(성안당. 2015)은 오시타 에이지가 손정의의 주변 인물 10여 명 이상을 직접 인터뷰하고 썼다는 차별점이 있다. 책을 통해 그의 성장 과정부터 창업 스토리, 기업을 키워나가고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까지 다양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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