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이 최고 시인? 시인의 웃지 못할 이야기
개들이 최고 시인? 시인의 웃지 못할 이야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1.02 1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보다 못한 시인>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제목부터 가열 찬 분노가 느껴진다. 시인의 처우가 애완견들보다 못하다는 개탄의 뜻이 아닌가. 그런데 내용을 보니 아니다. 개와 얽힌 시인의 웃지 못할 경험담이다.

“이건 도대체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니었다. 시고 문학이고 이웃이고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멍청이가 돼버린 것이다. 고백하자면 내 인생 처음으로 살인충동까지 일었다. 얼마나 많이 항의했는지 모른다. 저 개소리만 없다면, 그저 한 생애 내내 삼보일배로 지옥까지 간다 해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는 성대 수술비를 내가 댈 테니 동물병원으로 가자고 울며불며 애원을 한 적도 있었다.”

시인의 절절한 애원에 돌아온 대답은 “그러니 어떡헌데유?” 또는 “작가님, 그러면 새소리는 어떻게 참는데유?”였다. 시인은 앞뒷발 다 들고 말았다며 개들이야말로 대한민국 최고의 시인이라 자조적인 말로 마무리한다.

사실 시인의 속사정은 이랬다. 지방 소도시에서 다섯 번이나 이사를 전전하다 천신만고 끝에 마련한 2천5백만 원짜리 전셋집이었다. 공기 좋고 물 좋아 작품활동 하기에 그만이라 얼마나 기대를 했을까.

<개보다 못한 시인>(북스토리.2010)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야심 차게 준비한 문학 부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가, 도서관에 가다> 시리즈 중 수필편이다. 표제작 이외에 형식과 주제가 자유로운 작품이 다양하게 실렸다. 작가들만의 개성적인 어휘와 문체를 느낄 수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