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닥터 이승복의 `겸손한 나라사랑`
슈퍼맨 닥터 이승복의 `겸손한 나라사랑`
  • 북데일리
  • 승인 2005.09.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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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나를 있게 했다. 무엇을 하든 조국의 이름을 빛내고 싶었다… 모든 꿈에는 대가가 있다. 아픔, 좌절, 분노 이 모든 대가를 치러야 꿈이 이루어진다. 나는 사지마비 장애인의 대가를 치렀지만 꿈과 목표를 가지며 살고 있는 지금 내 삶이 행복하다. 아직도 조국과 부모님을 위해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본문 가운데, 황금나침반)

KBS 3 Radio ‘내일은 푸른하늘’(지난 17일 방송분)은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2005. 황금나침반)의 출간에 맞춰 고국을 방문한 이승복 박사를 만나 그의 인간적인 고백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승복 박사는 전미 올림픽 상비군의 촉망받는 체조선수였다. 훈련 도중 사고로 사지마비 장애자기 된 후 세계 최고의 병원 존스홉킨스 병원의 수석 전공의가 되기까지, 그의 이력은 매우 화려하다. 뉴욕대에서 공부를 마치고 콜럼비아대 공중보건학 석사를 마쳤으며, 명문 다트머스대에서 본격적인 의학공부를 시작, 하버드대에서 인턴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뉴욕타임즈’, ‘AP통신’ 등은 “이승복은 사람들에게 불꽃같은 희망과 한국인의 긍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이야기가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인간극장-슈퍼맨 닥터 리’편이 방영된 뒤 ‘슈퍼맨 닥터 리’라는 그의 팬 카페가 생겨나기도 했다.

책에 있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진행된 이날 방송에는 이승복 박사의 애국심이 드러나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이승복 박사는 88서울올림픽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하기 위해 그의 가족들은 모두 미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국적조차 받지 않았을 정도로 애국심이 강했다. 사고 후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미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사지마비가 된 것보다 어린 시절 그를 놀리던 “미국 사람들과 부모님께 올림픽 메달을 드릴 수 없어 더 화가 났다”고 말했을 정도.

체조를 선택하게 된 것도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가 되어 밤낮없이 바쁘신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한국인의 자랑스러운 위상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책을 통해 밝혔다.

그는 한국말을 능수능란하게 잘 한다. 방송에서 그는 “한국어를 썩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제 자신을 전형적인 한국인으로 생각하고 살아왔다”며 “초등학교 1학년때 쓰던 국어, 자연, 사회, 바른생활 교과서를 소중하게 간직하면서 중학교 때까지 보고 쓰고 계속 공부를 해왔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부모님이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한국인이니까. 한국인이 남의 나라에 와서 살면서도 우리나라 말을 잊지 않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내용이 책에도 나온다. 어린 시절 그는 한국말을 잊어가는 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자 했고, 이름을 부르는 동생들이 ‘형’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놀아주지 않았을 정도로 한국어를 고집했던 것.

지금도 Robert보다는 이승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바라는 그는 지난해 여름 아테네 올림픽 때도 한국체조 대표팀 전담의사를 자원했을 정도로 조국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그는 방송에서 “이제 운동선수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출신 의사로서 우리나라를 온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여주고 싶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연구자나 임상의사, 국가대표팀 팀 의사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꿈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같은 고통을 겪는 장애인 가족에게 힘을 주는 말을 건네며 방송을 마쳤다.

“인생에서 쉽게 살아가는 시간은 없습니다. 우리들이 인간으로서 힘든 일을 당해도 항상 마음을 당당하게 먹고 누구든지 원하면 그것을 쫒아갈 수 있고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적은 당신 안에 있다는 말처럼 기적은 우리들 안에 있습니다.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항상 마음 먹고 그것을 생각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사진 =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책 표지, 황금나침반 제공) [북데일리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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