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청년, 나의 일제 식민지유산 답사기??
일본청년, 나의 일제 식민지유산 답사기??
  • 북데일리
  • 승인 2005.05.2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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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의 일본 젊은이가 4년동안 과거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지역을 탐방, 새로운 시각으로 써내려간 여행기가 최근 일본 서점가를 소리없이 흔들고 있다.

여행전문가 니시무타 야스시(西牟田靖)의 `내가 본 대일본제국(僕の見た`大日本帝国`, 정보센터출판국)`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역사와 만나는 여행을 모티브로 일본통치시대의 흔적을 찾아 한국을 비롯 사할린, 대만, 중국 동북부(구만주), 미크로네시아(구남양군도) 등을 돌아보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남아있는 식민지잔재를 발굴해 냈다.

전후 60년간 패전컴플렉스에 시달려 온 일본으로서는 각 지역에 남아있는 `일본제국`의 유물을 통해 `반일`에 익숙할 줄 알았던 현지인들의 `친일`을 발견해 낸 저자의 시도와 결과물이 색다르게 보였을 터.

일본어가 섞인 현지 언어는 물론이고 일본 건축, 십자가와 공존하는 러시아의 토리이(鳥居 : 일본 신사(神社) 입구에 세운 두 기둥의 문으로 신성함을 알리는 상징), 푸른 일장기, 낙서 투성이의 전쟁위령탑 등 과거 일본 식민지였던 나라들에 남아있는 `이상한` 광경을 놓고 저자는 알려지지 않은 반일과 더욱 리얼한 친일의 흔적을 더듬고 있다.

한국에서는 영유권 문제로 불거진 `반일의 성지` 독도를 유람선을 타고 둘러보고 지금도 일본어가 통하는 대만 원주민 노인과 대화를 나누며 과거 소련과 만주 사이 국경지대의 전쟁고아와 대면한 느낌을 밝혔다. 또 마지막에 방문한 미크로네시아 테니안섬에서는 2차대전 당시 2개의 원폭을 투하해 일본 제국주의의 종언을 고한 B29 폭격기의 옛 주둔기지에서 회한에 잠기기도 했다.

`미군보다 우리황군이 강했다`고 말하는 대만사람을 만나기도 했고 2차대전 중에 일본군에 의해 강제 연행됐다는 사람의 원성을 듣기도 하면서 니시무타는 `친일` `반일`의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본대로 쓴다`는 생각대로 느낌을 써내려 갔다.

시니무타씨는 "한때 식민지, 괴뢰국가, 신탁통치령 등으로 불리며 `일제의 잔재`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과거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났지만 `침략지` 혹은`침략의 피해자`라고 부르기에는 정리해야 할 역사적 유산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눈에 보이는 `일제의 유산`인 신사의 토리이나 전몰장병 충혼비, 일본식 건축물에 강한 관심을 보이며 여행지 노인들이 말하는 일본어나 행동, 고정관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잔재`에 새삼 놀라워 하며 "식민지 통치시대에 동아시아의 광대한 지역에서 행해진 것에 대해 단순히 일방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할린에서 발견한 토리이에 대한 관심은 종전기념일에 도착한 여행 종착지인 일본의 야스쿠니신사까지 이어진다.

이책에서 니시무타씨는 "사할린의 토리이는 `전쟁수행을 목표로 국민의식 통일과 천황숭배를 위한 도구`였다고 깨달았지만 일본의 야스쿠니신사 앞에 서보니 과거 피식민지 국민들이 일본을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게 되었다"며 "그것은 `일본인의 죄에 대한 증거`로 보존된 것이기도 했다"고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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