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어떻게 지옥이 됐는가?..학교폭력, 아이들의 선택은
학교는 어떻게 지옥이 됐는가?..학교폭력, 아이들의 선택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0.26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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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튀르 테노르 <지옥학교>..학교 폭력과 어른들의 방관이 빚어낸 참극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학교폭력은 이제 낯설지 않은 기삿꺼리다. 누군가 피해자가 되어 심하게 다쳤다거나 심지어 죽음에 이르렀다 해도 사회적 공분과 안타까움은 금세 가라앉는다. 학폭에 관한 잔인한 현실을 담은 책 <지옥학교>(내인생의책.2015)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주인공은 피해자 가스파르와 가해자 안토니다. 매일 지옥 같은 학교로 발을 떼야 하는 가스파르는 별과 바람을 사랑하는 풍부한 감성의 중학생이다. 일의 시작은 안토니오가 가스파르를 눈여겨본 다음부터 시작된다.

가스파르는 부모의 이혼 후 엄마와 낯선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새로운 학교에서 잘 지내려 결심한다. 하지만 모범생 분위기를 풍기는 전학생을 악동 안토니오가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안토니오의 폭력은 책가방을 화장실에 숨겨 오줌을 싸는 일부터 이유 없이 뺨을 때리고 폭언을 일삼는 등. 괴롭힘의 강도는 점점 더해갔다. 그러던 어느 날 가스파르는 쫓아오는 안토니오를 피해 자전거로 도망치다 시외버스와 충돌한다.

이쯤 되면 안토니오의 괴롭힘도 멈추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지만 안토니오는 오히려 이를 두고 버스의 느낌은 어땠냐고 묻기까지 한다. 이후 나날이 더해가는 폭력에 가스파르는 굳은 결심을 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넘는 일을 감행하기에 이르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이 사건의 대표적인 방관자다. 지능적으로 괴롭히는 가해자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피해자를 눈치채지 못한다. 심지어 전후사정을 알려고 들지도 않는다. 두 아이의 다툼을 보고도 함께 벌을 받게 하는 체육선생의 모습은 어른의 부재를 대표한다.

책은 무거운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를 두 아이의 시선으로 현실감 있게 풀어냈다. 비록 책 속 이야기지만 현실의 바탕으로 한 점은 분명하다. 우리는 학교폭력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죄의식 없이 그저 장난이었다는 변명 아래 폭력을 습관화하던 가해 학생들은 성인이 돼 강력범죄로 진화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피해자의 현실과 가해자의 심리의 일면을 들여다볼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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