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파괴한 '팜므파탈' 여성 예술가들..별처럼 촘촘한 예술가의 네트워크
남자를 파괴한 '팜므파탈' 여성 예술가들..별처럼 촘촘한 예술가의 네트워크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0.13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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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밤하늘의 별을 하나씩 바라보는 것과 몇 개의 별을 이어서 별자리를 만드는 것은 완연히 다른 일이다. 한 사람의 예술가를 아는 것과 그들의 네트워크를 아는 것 역시 다른 차원의 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가들이 서로를 돕고 함께 발전하며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다는 것을 알아가는 건 최고의 인생 공부였다. 이 흐뭇함이 나에게서 당신에게로 건너갈 수 있기를.” (p.7, ‘들어가는 글’ 중에서)

다양한 예술가들의 네트워크를 보여주는 <예술가의 지도>(서해문집. 2014)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벨 에포크 시대’를 살았던 7명의 여인이 주인공이다. 이사도라 덩컨, 쉬잔 발라동, 루 살로메, 베티나 폰 아르님, 거트루드 스타인 등이다.

먼저 미국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은 피카소와 마티스가 화가로 활약할 수 있도록 후원했고, 신문기자였던 헤밍웨이를 소설가로 만들었다. 헤밍웨이에게 아프리카에 대한 꿈을 심어준 사람은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작가 카렌 블릭센이었고, 가난한 헤밍웨이를 응원한 사람은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컴퍼니’의 주인 실비아 비치였다.

또한 몽마르트르의 연인이자 벨 에포크의 증인인 쉬잔 발라동. 그녀는 가난한 세탁부의 사생아로 태어난 서커스 소녀였지만, 화가의 모델을 거쳐 화가로 생을 마감했다. 에릭 사티가 사랑한 유일한 여인이었고, 로트레크가 사랑하고 화가로서도 아낀 여인이었다. 모델인 그녀를 화가의 길로 이끈 사람은 르누아르와 드가였다.

이와 함께 세상 사람 앞에 공개적으로 남장을 하고 나선 거의 최초의 여인이자 천재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고 때로 천재들을 파괴하며 천재들과 뜨겁게 사랑한 여인 조르주 상드도 있다. 그녀는 쇼팽의 연인이기도 했지만, 빅토르 위고와 어깨를 나란히 한 사회소설의 대가였다. 작가 발자크와 투르게네프 그리고 위고, 플로베르와도 교류했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여인들은 세상에 끊임없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며 살았다. 이런 이유로 그녀들은 주로 남자들을 파멸시킨 ‘팜므파탈‘로 묘사되고 가벼운 가십거리로 취급됐다. 반면 이 책은 여성적인 관점으로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쓰여 졌다는 것이 장점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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