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간장게장 맛은 궁극의 비경'
박완서'간장게장 맛은 궁극의 비경'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0.1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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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정미경기자] 사람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다. 그래서일까. 음식에 대한 추억 또한 웃음짓게 만든다. 마음의 허기도 함께 채워진다.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한길사. 2015)은 11년 전에 출간된 책을 개정해 재출간한 것으로, 박완서, 최일남, 성석제, 주철환, 박찬일 등 열세 명의 작가들이 밥에 얽힌 이야기를 썼다. 그들은 음식에 얽힌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잔잔하고 진솔한 이야기들로 소박한 밥상을 차렸다.

박완서 작가는 할아버지가 얹어주던 간장게장을 기억해, 읽는이들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할아버지는 암게 딱지 속에 든 고약처럼 새까만 게장을 당신 젓가락 끝으로 꼭 귀이개로 퍼낸 것만큼 찍어서 밥숟가락 위에다 얹어주시곤 했다. 아, 그 맛을 무엇에 비길까. 그건 맛의 오지, 궁극의 비경(秘境)이었다.” (p. 26)

이어, “음식은 기억”이라고 말하며 만화가 홍승우는 전한다.

“아버지는 청국장을 드시지 않는다. 사업에 실패하고 여관을 전전할 때 한동안 드셨던 음식이 청국장이다.” (p.111)

또한 최일남은 비빔밥과 콩나물의 고장에서 태어난 ‘식복의 행운’을 은근히 자랑하고, 성석제는 어느 날 우연히 먹게 된 묵밥 이야기를 구수하게 들려준다.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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