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후려치기로 인생역전 `태권스타 문대성`
뒤후려치기로 인생역전 `태권스타 문대성`
  • 북데일리
  • 승인 2005.09.1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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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은퇴 후 부산 동아대 감독으로 부임한 후 KBS 해설자 자리까지 꿰찼다. 얼마 전에는 3D애니메이션에서 몸짱 로봇 러그 역을 맡아 목소리 연기를 선보였으며 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아우디의 VIP 자격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8월 말에는 자서전 `태양을 품은 남자 문대성` (2005 아이뉴스24)을 펴냈다.

문대성은 "인간은 그 어떤 고통도 감내할 수 있는 강인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요즘같이 힘든 상황에서 실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책을 통해서나마 작은 용기를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 해 아테네올림픽에서 문대성이 한국에 9번째 금메달을 한국 대표팀에 안겨주자 마자 인터넷에는 순식간에 그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그의 성장과정과 함께 한많고 굴곡진 태권도 인생이 수많은 네티즌들을 울렸다.

책은 문대성에 대해 이미 알려진 이야기와 미처 알려지지 못했던 이야기 그리고 알고 싶은 이야기들을 아낌없이 담아냈다.

태권도를 시작한 동기는 이렇다. 초등학교 때 돈 내놓으라는 불량 소년들에 의해 신나게 두들겨 맞고 있을 때 우연히 어머니가 그 모습을 보게 되었다. 다음 날 문대성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학교 태권도부에 입단하게 되었고 그 때 어린 문대성은 머리 속에 멋있는 쌈장만을 그리고 있을 뿐이었다.

태권도는 그의 몸에 잘 들어맞는 옷처럼 금방 익숙해졌다. 91년부터 2004년까지 국내외의 대회 성적은 최하가 3위였을 정도다. 그러나 문대성에게도 징크스가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된 첫판 패배 징크스가 대학 졸업 때까지 따라다녔다.

또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과는 그다지 인연이 없었다. 뜻하지도 않은 배탈, 설사가 노메달의 수모를 안겨주었는가 하면 무릎 부상으로 무명의 선수에게 국가 대표 출전권을 양보해야 했다.

그 유명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출전권 무산은 문대성 스토리의 백미라고 일컬어질 정도다.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당시 1위였던 김제경이 부상을 이유로 올림픽 출전 포기 의사를 밝혀 모두들 2위였던 문대성에게 자격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협회와 코칭스태프는 2위와 3위 대결을 통해 올림픽 출전 선수를 가리기로 했고 문대성은 3위였던 김경훈에게 패배, 시드니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문대성은 당시를 회상하며 "마치 귀신에 홀린 듯 발차기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서술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지난 날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도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탁구 신동 유승민도 그 중 한사람이었다.

문대성은 결승전에서 뒤후려치기로 금메달을 확정한 후 상대 선수 니콜라이디스에게 말했다.

"당신은 훌륭한 선수다. 그러나 운이 없어 내 공격에 당했다. 나도 내 후려치기가 그 정도일줄은 몰랐다"

금메달리스트가 된 이후 할리우드를 비롯한 연예계가 그를 찾았으며 이종격투기 단체에서도 러브콜을 보냈다. 씨름판을 떠나기로 결정했던 최홍만이 직접 그를 찾아와 함께 진출하자고 제안했다.

문대성은 "나는 내게 주어진 길을 가겠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그가 유명해질수록 어머니의 걱정도 심해진다. 그가 외출할 때면 "밤길 조심해라. 네가 돈을 많이 번 줄 알고 그걸 노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불안해 한다. 또 지방 일정으로 며칠 씩 집을 비울 때는 아예 경찰서에 연락해 "우리 아들 지켜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곤 한다.

한때 스캔들에 시달렸던 장서희와의 관계도 털어놓았다. 올림픽 후 장서희가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며 그가 운영하는 학원으로 직접 찾아온 것이 발단이 됐다.

문대성은 "장서희 누나에게 기본 자세와 동작을 가르쳐주고 기념품 준 것 밖에 없는데 마치 사귀는 것처럼 소문이 났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스스로 음치라고 밝히고 있다. 회식 자리에서 노래를 할 때면 주변에서 "그만 내려오라"고 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윤도현, 김제동과 함께 노래방에 갔을 때였다. 문대성이 윤도현의 노래를 한 곡 부르자 윤도현은 "그 정도면 됐다"라며 씁쓸해 했다고 한다.

이밖에 문대성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사항들이 책의 말미를 장식하고 있다.

해물라면을 잘 끓이고 녹차를 즐겨 마시며 영화를 좋아한다. 이외수의 소설을 빠짐없이 읽으며 자전거 여행을 곧잘 한다. 그리고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탄탄한 허벅지를 유지하고 있다.

그의 팬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대학 시절 헤어진 첫사랑의 추억과 미래의 배우자 상에 대해서도 밝혀놓았다.

책을 접한 장서희는 "편한 동생으로 여겼는데 책을 읽고 나서 문대성을 다시 보게 됐다. 특히 어머니 이야기는 눈물이 절로 났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고 썼던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소감을 밝혔다.

[북데일리 정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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