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쓰기 지도, 칭찬으로 시작하세요!
[칼럼] 글쓰기 지도, 칭찬으로 시작하세요!
  • 북데일리
  • 승인 2007.05.1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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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어떤 아이라도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믿고 스스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쓴 글은 무조건 칭찬하세요. 막연히 “참 잘 했어요” 하는 식이 아닌 “여기는 네가 본 대로 적었구나. 정말 잘 되었다” “여기는 네 고운 마음이 잘 드러났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칭찬할 거리가 없는 글은 없습니다.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는 점 자체가 칭찬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써 온 글을 읽으면 먼저, 칭찬할 준비를 하세요. 일단 칭찬을 받고 나면 약간의 잔소리를 들어도 그다지 기분 나쁘지 않은 것이 사람 심리랍니다. 아주 작은 발전이라도 있으면 아낌없이 칭찬해주세요.

“참 잘했어요” 이 말에 감동받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칭찬을 재미있게 건네 보세요. “날씨를 이렇게 자세히 표현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데, 오늘 날씨를 아주 잘 알아볼 수 있게 썼네. 정말 잘했다. 날씨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초등학교 2학년은 대한민국에서 너밖에 없을거야...” 아이들 자신감이 부쩍부쩍 늘어나겠죠?

아무리 칭찬하려고 해도 칭찬할 데를 찾기 어려운 글도 있겠지요. 그럴 때는 “이거 끝내느라고 아주 애쓰고 수고했구나” 하는 식으로 칭찬을 하세요. 그러고 난 후에 고치고 다음 다듬어야 할 부분을 찾아 이야기 해줍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칭찬하는 데 익숙하지가 않아요. 칭찬에 인색 한 것은 개인의 성격 문제도 있지만 우리를 지배하는 주자학적 세계관도 한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자학이 우리에게 전해 준 좋은 점은 ‘삼가는 정신’이라고 해요. ‘삼가다’는 조심한다는 뜻이지요. 말조심, 몸조심, 행동조심... 우리가 잘 배우고 익히고 실천해야 할 것들입니다.

그러나 주자학은 우리에게 왜곡된 여성관과 폐쇄적인 아동관을 물려주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 교과서인 <격몽요결>은 그 뜻이 ‘무지몽매를 깨는 비결’입니다. 여기에는 주자학적 세계관으로 바라본 아동관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은 “무지몽매하기 때문에 깨우쳐 주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칭찬하고 바로잡아주는 교육에 더 익숙합니다. 오늘부터라도 인정하고, 격려하고, 북돋우고, 칭찬하는 교육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국어학적 관점으로만 아이들의 글을 평가하지 마세요. 맞춤법, 글의 짜임.... 이런 형식에 얽매인 글쓰기 지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표현이 좀 어눌해도 자기 말로 그 순간을 드러낸 것이라면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글쓰기가 편해지면 자꾸 글을 쓰게 되고, 그러면서 저절로 짜임새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납니다.

글을 잘 못 쓰는 아이의 경우 대부분 글쓰기에 자신감이 없고 기가 죽어 있는 일이 많습니다. 억눌려 있는 기를 펴주고 자신감을 살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가 실제로 겪은 일, 잘 알고 있는 일을 솔직하게 쓰도록 해주세요. 솔직한 글을 써도 뒤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안심하게 해 주세요.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꾸준히 연습을 하다보면 누구나 글쓰기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사진 = 한영희)

[<시들시들한 글이 싱싱하게 살아나는 글쓰기 지도>(샘터사. 2006)저자 이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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