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명의 작가가 쓴 `다섯 손가락 이야기`
다섯 명의 작가가 쓴 `다섯 손가락 이야기`
  • 북데일리
  • 승인 2007.05.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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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다섯 손가락 이야기>(산하. 2007)는 우리나라 출판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어린이 희곡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책이다.

출판사 측은 “흔히 ‘동극’으로 불리는 이 장르의 작품들을 출간하는 출판사는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교육 현장에서의 문학 교육도 동화와 동시 쪽으로만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어린이 문학에서도 여러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또 한 가지 눈여겨볼 사실은 참여한 저자의 수. 프랑스의 희곡 작가 5명이 각각 손가락 하나씩을 맡아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한 권의 책 안에서 각기 다른 개성을 맛볼 수 있다.

동화(‘엄지야, 너는 혼자가 아니야’ ‘약지가 게으름뱅이라고요?’ ‘노노의 새끼손가락, 리리’)부터 동시(‘검지는 재주가 많아’ ‘네 이름은 중지란다’)까지 장르의 경계를 허문 구성 역시 <다섯 손가락 이야기>의 특징.

이 중 ‘검지는 재주가 많아’는 운율과 리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글이다. 이 같은 언어의 분위기가 무대에서 어린이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내가 입술 앞에 다가서면 / 수다쟁이들이 말을 멈추지요 / 쉿!”

“나는 길을 가리키는 임무도 맡고 있어요. / 레일라네 집은 저기, / 마이테네 집은 그 옆, / 프랑수아네 집은 바로 지붕 아래, / 그레구아르네 집은 뜰의 저 안쪽. / 탑처럼 높은 건물에는 / 망수르, 세무르, 카두르, 아무르가 살고 있어요. / 나는 그들을 한 바퀴 빙 둘러봅니다. / 모두들 내 친구들이에요.”

한편,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최고 그림상을 수상한 바 있는 화가 마르탱 자리의 삽화도 책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서희선 기자 samecor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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