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나눌 사람이 줄어드는 세상, 가슴아프다
진심을 나눌 사람이 줄어드는 세상, 가슴아프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7.17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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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홍규의 『다정한 편견』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손홍규의 『다정한 편견』(고유서가. 2015)는 2008년 1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경향신문에 연재한 <손홍규의 로그인>이라는 칼럼을 엮은 책이다. 매 꼭지마다 원고지 4.5장 분량의 글로 짧고 따뜻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글을 통해 독자는 2008년~2012년의 시간을 현재처럼 실감한다. 변하지 않는 사회구조와 인식, 그리고 정치인과 권력의 높은 벽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벽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하는 모습도 여전하다. 그렇다고 책이 사회문제나 문학이 전부는 아니다. 유년 시절의 소소한 기억들과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 서울살이의 버거움은 특별하지 않은 우리의 모습과 닮아 친근하다. 이런 글을 통해 그가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뜬눈으로 겨울을 지내는 이유는 봄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사람이 그리워서다. 그러므로 봄은 봄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봄이 오는 소리는 사람의 발소리를 닮았다.’ (107쪽)

 우리가 사람을 기다리는 게 봄이라는 계절뿐일까. 각다분한 삶 속에서 항상 그립고 힘이 되는 이가 바로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그리워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인가 생각하다. 나를 보여주고 진심을 나눌 사람이 줄어드는 세상을 사는 게 가슴 아프다. 그의 글을 읽노라면 생각이 많아진다.

 ‘타인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지키고 살아야 한다. 시련이 없을 때 우아해지기란 퍽 쉽다. 그러나 고난 속에서도 우아해지기란 쉽지 않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만의 원칙을 허물 것인가 말 것인가로 고뇌하는 그대가, 원칙을 지키기 위해 눈에 띄지 않는 희생을 감내한 그대가 누구보다 우아하다.’ (153쪽)

 잘 사는 게 정말 어려운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개혁을 위한 작은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수많은 질문을 남기는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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