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합병승인] 엘리엇 소송 가능성 시사..ISD(국가소송)까지 가나?
[삼성합병승인] 엘리엇 소송 가능성 시사..ISD(국가소송)까지 가나?
  • 유수환 기자
  • 승인 2015.07.17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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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이 결국 승인됐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합병 반대로 논란이 거셌지만 결국 합병이 통과된 것.

[화이트페이퍼=유수환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이 결국 승인됐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합병 반대로 논란이 거셌지만 결국 합병이 통과된 것. 엘리엇이 이에 반발해 ISD(국가간소송) 소송을 제기할 지 관심이다. 

17일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약 65.53%를 압도적인 찬성율을 보였다. 삼성물산은 이날 투표에 참여한 1억3235만5천800주 중 총 9202만3660주의 찬성을 얻은 것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이 통과됐지만 여전히 난관은 남아있다. 엘리엇이 순순히 물러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 엘리엇은 합병이 발표나자 거세게 반발했다. 엘리엇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수많은 독립주주들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합병안이 승인된 것으로 보여져 실망스럽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 엘리엇 삼성 공략 2가지 시나리오, 첫번째 ISD 제기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정부를 상대로 ISD(투자자-국가 제소조항)을 제기할 수 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엘리엇은 한국의 자본시장법이 위헌적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엘리엇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문제 삼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일종의 국부펀드이기 때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은 향후 투자자-국가간 소송(ISD) 빌미를 제공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엘리엇은 ISD 소송 제기에 대한 우려를 반박했다. 엘리엇은 이미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ISD 제기를 고려해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먹튀 논란도 근거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엘리엇은 이미 러시아 정부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 기업을 상대로 ISD소송을 제기했다. 엘리엇이 대한민국 법원을 상대로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기 어렵지만 자국 안방에서 법적 공방이 벌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ISD 심리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세계은행 산하 중재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서 열린다. 일반적으로 외국계 투자자가 국가를 상대로 한  ISD 승소율은 높지 않다. 하지만 외신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 비판적인 입장으로 보고 있어 여론몰이에 유리하다. 

얼마 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5조원대의 소송을 제기했기에 이런 우려는 커져가고 있다.

◆ 삼성 순환출자 공략으로 장기전 돌입 가능성도

두 번째 시나리오는 엘리엇이 삼성그룹의 순환출자라는 약한 연결고리를 통해 장기적인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다.

엘리엇은 합병된 삼성물산의 대주주다. 엘리엇의 합병된 삼성물산 지분율은 7.1%에서 2.1%로 낮아졌다. 엘리엇이 지분 규모를 3% 이상으로 늘린다면 대주주로 주주자격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엘리엇은 지난 5일 삼성SDI와 삼성화재의 지분도 1%씩 매입했다. 삼성SDI와 삼성화재는 각각 삼성물산 지분 7.18%와 4.65%를 보유한 대주주다. 1% 보유 주주는 회사에 이사의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결국 엘리엇은 삼성그룹의 순환출자라는 약한 연결고리를 통해 장기적인 공략에 나설 수도 있다.

이미 엘리엇은 아르헨티나 정부와 페루정부를 상대로 천문학적인 이득을 챙겼다. 엘리엇은 제3세계 국가들로부터 썩은 고기를 먹는 독수리로 비유한 ‘벌처펀드’로 불린다.

엘리엇은 지난 2000년 아르헨티나 국채에 투자한 뒤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2012년 승소해 무려 16억 달러(1조8342억원)를 상환받았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국가부도 위기에 처했다.

지난 1996년 2000만 달러짜리 페루 채권을 1140만 달러에 매입한 뒤 소송을 통해 (이자를 더한) 5800만 달러를 챙겼다.

엘리엇은 이런 비판 여론에 대해 “해당 국가의 부정부패 개선에 기여하고 엘리엇을 지지하는 개인이나 조직이 많았는데도 부정적 측면만 소개됐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엘리엇은 지난 2011년 아프리카 기아를 돕는 국제원조자금마저 채무를 갚는데 써야한다며 지급을 중단시켰다. 결국 엘리엇은 콩고정부로부터 1억2700만달러(한화 약 1445억원)를 보상받았다. 

♦ 엘리엇, 헤지펀드 '먹튀' 행각은 

엘리엇의 투기행각은 제3세계 국가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엘리엇은 미국 대기업을 상대로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뒀다.

엘리엇의 표적이 됐던 BMC소프트웨어는 지난 2008년 회계연도 총 매출 17억3000만달러(한화 약 1조9800억원)를 기록한 기업이다. 하지만 BMC소프트웨어는 지난 2012년 엘리엇의 경영권 공격에 시달리다 약 1년 만에 매각됐다. 엘리엇은 애초 장기투자자로 접근했다. 하지만 엘리엇은 BMC소프트웨어 지분율을 9% 올린 뒤 적극적으로 경영권에 개입했다. 엘리엇은 당시 이사회 의석 10자리 중 4석에 대한 위임장 대결(Proxy Fight)로 2명의 이사회 멤버를 교체키로 했다. 이후 엘리엇은 회사 매각을 강력히 요구한다. 결국 BMC소프트웨어는 2013년 5월 사모펀드로 넘어갔고 엘리엇은 시세차익을 거둔 뒤 BMC소프트웨어를 떠난다.

그동안 한국에서 투기자본의 먹튀 행각은 여러 차례 재연됐다. 대표적으로 론스타가 지난 2003년 자본금 62조인 외환은행을 1조3800억원에 인수한 뒤 6조8000억원을 챙겼다. 또한 지난 2003년 소버린이 SK그룹의 경영권을 문제 삼고 900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그 다음해 투기자본 헤르메스 역시 삼성물산 경영권 참여에 관여해 약 380억원 차익을 챙겼다. 지난 2006년 투기자본 아이칸은 KT&G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했다. 아이칸은 이 과정에서 10개월 만에 차익 1500억원을 챙기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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