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려고 한국을 떠났어
행복해지려고 한국을 떠났어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7.08 0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힘들다, 슬프다, 우울하다, 속상하다, 눈물 난다…. '트위터·블로그 등에는 이런 말들이 하루에도 수십만 건씩 올라온다.

중앙일보와 다음소프트가 트위터·블로그에 등록된 빅데이터 70억 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년6개월간 온라인에 올라온 감성 연관어 가운데 슬픔과 관련된 단어가 22.3%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가 달라도 공부·취업·돈 때문에 고민하는 한국인들의 하루는 힘들고 슬펐다. 

『표백』으로 제16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민음사. 2015)는 제목 그대로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떠난 이야기다. 주인공 계나는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을 졸업해 금융권 회사에 3년 근무했지만 한국에서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아 떠나기로 결심한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 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그게 뭐 그렇게 잘못됐어?’ (10쪽)

 ‘나더러 왜 조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하던데, 조국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거든. 솔직히 나라는 존재에 무관심했잖아? 나라가 나를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지켜 줬다고 하는데, 나도 법 지키고 교육받고 세금 내고 할 건 다 했어.’ (170쪽)

 장강명은 계나가 호주로 이민 간 사정을 대화 형식으로 들려주는 소설로 마치 호주 이민 생생 리포트 같다. 솔직하고 과감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말투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끝없는 경쟁과 어떤 그림도 그려지지 않는 한국사회의 미래에서 개인 행복은 누가 만드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한국이 싫어서』는 새로운 투표 형식을 도입한 2015년 <오늘의 작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