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물건에 담긴 울림
오래된 물건에 담긴 울림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6.22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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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아의 소중한 것과 오래도록 함께하는 생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무언가를 물려받는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절대 버려서는 안 될 소중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쉽게 원하는 물건을 구할 수 있고 버리는 시대에 <타니아의 소중한 것과 오래도록 함께하는 생활>(테이크원. 2015) 속 물건에 담긴 이야기는 묘한 울림을 안겨준다.

 ‘제가 자라온 그 어떤 곳에도 있었고 오래된 사진에도 같이 찍혀 있는 등 어린 시절부터 계속 봐왔기 때문일까요? 이 장 자체가 마치 친정 같은 존재로 느껴집니다.’ (15쪽)

 부모님이 물려주신 그릇장, 그것만으로도 든든하고 편안한다. 누군가에게 친정 같은 존재로 남을 수 있는 그릇장이 얼마나 될까. 물건을 나누는 건 삶의 한 부분을 공유하는 것이니 내가 사용한 것들을 선뜻 받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책에는 탐나는 소품이 정말 많다. 감히 시도하지 못할 붉은 벽지, 유용하게 쓰이는 갖가지 색의 스카프, 시할머니가 만든 옻 그릇, 귀여운 모양의 컵 받침, 책을 수납할 수 있는 큰 테이블, 생활 소음도 흡수하고 인테리어에도 훌륭한 카펫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다. 나뭇잎 문양의 접시에 담긴 이야기는 신기할 정도다. 어머니가 신혼 때 장만한 접시를 여행 중에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을까. 어머니와 딸의 접시가 나란히 놓인 식탁을 상상한다.

 ‘쓸 때마다 젊은 시절의 어머니가 자신의 가정을 열심히 꾸려나갔을 모습이 떠오르며 마음 한편이 따듯해집니다.’ (137쪽)

 하루를 여는 아침에 만난 물건인 커피잔을 시작으로 내 곁에 있는 물건을 바라본다. 책장, 쇼파, 접시, 책상 등 나의 일부가 된 물건이다. 소중하게 대할수록 그것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커진다. 우리 삶을 기쁘고 즐겁게 만드는 건 크고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확인한다.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 반드시 자신의 집 안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익숙한 산책길, 언제나 바라볼 수 있는 나무, 마음이 차분해지는 건물 등 집 밖에도 훌륭한 물건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즐거움도 배가 됩니다.’ (9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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