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아톰` 작가 데츠카 오사무, 필명이 벌레?
만화 `아톰` 작가 데츠카 오사무, 필명이 벌레?
  • 북데일리
  • 승인 2005.09.0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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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츠카 오사무(手塚治虫. 1928~1989). 그는 일본 과학기술 발달에 큰 영감을 줬다고 평가받는 `철완 아톰`(한국명 우주소년 아톰)을 비롯 `리본의 기사`(사파이어 왕자), `불새` `정글 대제` `블랙 잭`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 만화계의 업적 뿐 아니라 전후 일본 국민들에게 정신적인 위안을 남긴 데츠카의 필명이 `벌레(무시)`(蟲, むし)였다는 것. 일본어로 딱정벌레과의 큰 종류를 일컫는 `오사무시`에서 딴 것으로 데츠카가 곤충 마니아였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지난 7일 새벽 KBS2 TV 문화 기행은 `일본을 만든 아톰, 아톰을 만든 데즈카 오사무`를 방송했다.

방송에 따르면 데츠카는 어린 시절 키가 작고 곱슬머리 안경까지 낀 소심한 소년이었다.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었고 스스로는 특별히 잘 하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 때 거의 유일하게 관심있었던 게 곤충. 당시 고향 다카라즈카는 전형적인 시골로, 곤충들의 천국이었다.

어린시절 매일 산과 들을 돌아다니던 데츠카는 직접 손으로 곤충도감을 그렸다. 어느 날 친구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자신도 잘 하는게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자신의 필명을 `무시`라고 지었다.

데책 `만화가의 길`(2002, 황금가지)에 따르면 데츠카는 "하루 식사를 한 끼로 줄일 정도"로 곤충에 빠져들었고, `곤충도보`와 가토 마사요의 `취미로 하는 곤충 채집`은 그에게 성경과 같은 책이었다.

"그(작가 기타 모리오)가 만약 곤충에 관한 이야기라도 한다면 나는 너무 좋아서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 `계곡에서`에는 타이완 산중에서 `후토오아게하`라는 나비를 쫓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대목에서 나는 너무나 감격해서 소변을 참지 못하고 옷을 적시기까지 했다."-P25

방송에서는 데츠카가 그린 곤충을 자세히 보여줬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솜씨가 남달랐음을 잘 보여주는 그림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가난했던 시절 어머니의 자상한 면모가 공개됐다. 어느 날 데츠카는 어머니에게 만화책을 구해달라고 떼를 썼다. 그러나 가난했던 집안에서 만화책을 사줄 여유가 없었다. 그 때 어머니는 책 한 귀퉁이에 그림을 그려서 데즈카에게 보여줬다. 책장을 넘기면서 보면 `애니메이션`처럼 그림이 움직이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만화책이었다.

(사진 = 자서전 `만화가의 길`에 실린 데츠카의 그림들) [북데일리 김대홍 기자] paranthin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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