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선의 <동사의 맛>중에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책을 읽다 모르는 단어를 만나면 사전을 찾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작가라면 모를까, 일반 독자는 그냥 문맥만 이해하고 넘어갈 것이다. 그럴 때 <동사의 맛>(유유. 2015)을 권한다. 알고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동사, 모르고 사용했던 동사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 다음 글엔 두 가지 동사가 집중적으로 쓰였다. 무엇일까?
‘봄날 아침에 눈떠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밖으로 나가면 앞집 감나무와 대추나무에 어느새 연두빛 새순이 눈튼 게 보인다. 세상에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할 모습들도 많고 내가 미처 눈뜨지 못해 알지 못하는 것들도 많다. 하지만 이렇게 봄날에 눈트는 새싹도 볼 수 있다면 눈 뜨고 보지 못할 것들을 봐야하는 괴로움도, 세상일에 눈뜨지 못하고 미련스럽게 구는 나 스스로도 얼마든지 참아줄 수 있다. 새싹이 눈틀 때 나 또한 눈뜨면 그만이니까.’ (87쪽)
답은 눈뜨다와 눈트다. 눈트다(나무나 풀의 싹이 새로 나오다)의 뜻을 알고 다시 읽으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동사를 아는 이가 몇 이나 될까.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동사를 챙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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