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블루스`의 찰리채플린? `불가사리군을 돌리도~`
`마린블루스`의 찰리채플린? `불가사리군을 돌리도~`
  • 북데일리
  • 승인 2007.03.2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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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마린블루스>는 인터넷 웹툰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작품입니다. 2001년 11월부터 `성게군` 정철연 작가의 개인 홈페이지(http://marineblues.net)에 연재되기 시작한 이 카툰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연재형식의 작품이 아니라, 작가 개인의 일상사를 매일매일 일기를 쓰듯 웹에 올리는 카툰입니다. 사실 <마린블루스>이전에 권윤주 작가의 <스노우 캣>이 먼저 있었지만, 다소 사색적이고 차분한 <스노우 캣>에 비해 다양한 캐릭터가 친구들로 등장해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마린블루스>가 훨씬 대중적 인기를 모으면서 웹툰의 대세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마린블루스>의 캐릭터들이 인기를 끈 이유는 해산물을 소재로 한 캐릭터들 덕분입니다. 주인공인 성게군 이외에도 쭈꾸미군, 불가사리군, 문어양과 같은 독특한 친구 캐릭터들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나갑니다. <마린블루스>는 웹툰으로 큰 인기를 모은 뒤, 책으로 출간되어서도 꽤나 큰 인기를 누렸고, 이후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가지고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개발하면서 이제는 어딜 가나 <마린블루스>의 캐릭터 팬시 상품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런 <마린블루스>의 친구들 가운데 가장 매니악한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라면 단연 불가사리군입니다. 성게군의 절친한 친구로 나오지만, 과연 친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엽기적인 행동을 서슴치 않는 그러한 캐릭터입니다. 평소에는 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심경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굉장히 임팩트 있는 표정을 지으면서 상대를 제압하곤 합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라곤 요만큼도 찾아보기 힘들고, 뭐든지 자기 멋대로 하려하는 이기적 캐릭터로 보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좌충우돌 성격에, 등장할 때마다 보여주는 강렬한 한 컷의 이미지로 인해 불가사리군은 <마린블루스>에서 성게군 다음 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성게군보다 더욱 인기 있는 캐릭터입니다. <마린블루스>의 불가사리군은 무성영화 시절의 찰리 채플린처럼 이미 그 존재감만으로도 독자를 웃길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불가사리군이 이처럼 인기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 불가사리군이 독자들이 공감하기 쉬운 캐릭터이기 때문일 겁니다. 누구나 자기 하고싶은 대로 하고, 남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내지르고 싶은 그런 충동을 느껴본 적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각자가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 때문에, 그런 충동을 억눌러야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불가사리군은 그러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멋대로 하고싶은 대로 모두 행동해야지 직성이 풀리는 캐릭터죠. 이런 불가사리군을 보면서 독자들은 일종의 대리만족을 경험하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에 마린블루스 홈페이지에 연재되고 있는 <마린블루스> 시즌 2.5에는 불가사리군이 전혀 등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시즌 2에서 불가사리군은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백수 생활을 하다가 결국 생활비 때문에 다시 회사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시즌 2는 성게군과 성게양이 결혼을 하면서 막을 내렸고, 결혼 이후 다시 연재가 재개된 시즌 2.5는 그동안 보여줬던 성게군의 친구들 대신, 성게군과 성게양이 다니는 회사 동료들인 홍합양, 가리비양, 소라양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러자 마린블루스의 애독자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 불만 중 가장 큰 목소리는 바로 `불가사리군을 돌려줘` 입니다. 성게양과의 결혼생활을 통해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그려가는 지금의 <마린블루스>도 좋지만 성게군과 티격태격하며 유쾌한 에피소드를 만들어가던 불가사리군이 없어지자 다소 시들하다는 목소리입니다.

결국 `성게군` 정철연 작가는 한 팬에게 이메일을 통해 시즌 2.5는 쉬어가는 느낌으로 그리는 카툰이고, 시즌 3에서 모두들 다시 등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시즌 3에서 돌아올 불가사리군은 어떤 모습일지 매우 기대가 됩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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