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을 되찾아준 노잣돈
우정을 되찾아준 노잣돈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4.28 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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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문학동네어린이 문학상『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아이들에게 잘못한 말과 행동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 매우 중요하다. 설사 실수였다 해도 말이다. 물론 그것이 왜 잘못된 일이지 이해할 수 있도록 제대로 설명해야 하며 아이의 생각도 들어봐야 한다. 김진희의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문학동네.2015)는 아이의 그런 마음을 잘 아는 동화다. 아마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지켜보는 교사라는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동화의 주인공 동우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동우는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이 귀찮게 하지 않는 힘을 지닌 아이다. 특히 준희는 동우가 많이 괴롭혔던 아이다. 교통사고가 나던 날도 동우를 피해 도망가던 준희를 쫓고 있었다. 동우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저승사자와 함께 저승으로 간다. 그런데 모든 게 저승사자의 실수였다. 저승사자는 동우에게 이승으로 갈 노잣돈을 갚으라고 말한다.

 “노자는 누구에게 갚아요?”

 “가까운 사람. 돌아가면 알게 돼.”

 “사십구 일째까지 노자를 다 갚지 못하면 다시 저승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걸 잊지마. 기회는 한 번뿐이라는 걸 명심해.” (21쪽)

  꿈에서 깨어나듯 살아난 동우는 노잣돈을 갚아야 할 사람이 준희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러나 준희에게 노잣돈을 어떻게 갚아야 할 지 모른다. 막상 동우에게는 돈이 없었다. 친구 태호의 집에서 돈을 훔쳐 그 돈을 준희에게 주지만 받지 않는다. 그 일로 태호와의 관계로 틀어지고 만다. 그러니 저승사자가 준 장부 속 정(正)자 50개는 사라질 리 없다. 그런 동우에게 저승사자는 팁을 준다.

 “고마움을 꼭 돈으로 표시해야만 하는 건 아니지.”

 “돈이 아니면 뭘 줘요?”

 “그 10만원이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하고 상대방을 잘 관찰해.” (69쪽)

  동우는 준희를 저승사자의 말대로 준희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어느 날은 길 고양이를 돌보다 지각해 선생님께 혼나는 준희를 도와준다. 그랬더니 장부의 정(正)자가 지워졌다. 무조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동우는 깨닫는다. 동우는 준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기록한다. 준희가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러다 다친 고양이를 발견하고 준희에게 연락한다. 변하는 동우의 모습을 보며 준희는 조금씩 마음을 연다. 반면 동우와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은 그런 동우에게 시비를 걸고 큰 싸움으로 번진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몰린 동우를 구한 건 준희였다. 노잣돈이 아니었다면 동우는 준희와의 소중한 우정을 놓쳤을 것이다.

  재미있는 소재와 현실적인 캐릭터로 잘못한 일에 대한 반성과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지 말하는 동화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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