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이책] 아나운서 이숙영 “내 이상형은 개츠비”
[오늘은이책] 아나운서 이숙영 “내 이상형은 개츠비”
  • 북데일리
  • 승인 2007.03.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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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아나운서 이숙영에게 어김없이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다름 아닌 ‘애정당’ 당수. 방송을 통해 사랑과 연애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은 덕분이다.

실제로 그녀는 현재 진행중인 SBS 라디오 ‘이숙영의 파워 FM’ 홈페이지에 ‘파워 애정당’이라는 코너를 마련했다. 생전에 사랑다운 사랑을 한번 해보는 게 꿈인 사람들이 신청을 통해 당원으로 가입된다.

“배우자 몰래 한 명 정도의 애인을 갖는 게 좋아요.”

이숙영의 도발적인 애정론은 듣는 이를 놀라게 할 정도다. 이처럼 그녀가 ‘연애지상주의자’가 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책이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고전 <위대한 개츠비>(민음사. 2003)이다.

“로맨틱하면서 스타일리쉬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딱 ‘개츠비’였어요. 이상형을 만난 거죠. 제가 애정당 당수로 활동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이에요.”

특히 개츠비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허영심 많고 세속적인 여주인공 데이지에게도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책이 지닌 미덕은 정작 따로 있다.

“<위대한 개츠비>는 당시 미국의 풍속도를 정밀하게 묘사해내고 있어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까지 쌓아주는 거죠. 주인공 때문에 편들어 주는 게 아니라 정말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소설이에요.”

이숙영은 일주일에 평균 2,3권의 책을 소화해낸다. 그녀에게 독서는 방송과 집필을 위한 소스를 얻는 작업. 좋은 내용은 일일이 메모하고 머릿속에 입력해두었다가 적절한 때에 활용한다.

“사람이 성장하려면 문화 충격을 많이 받아야 해요. 영화나 뮤지컬, 책, 타인과의 대화… 세상 모든 것이 제 스승이죠. 일상생활 속에서도 늘 정보수집을 위해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요.”

다양한 분야에 두루두루 호기심이 많은 이숙영은 책 역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는다. 이른바 ‘잡독’. 그녀는 독서에 있어 경계대상 1호로 ‘편식’을 꼽았다.

“21세기를 관통하는 코드는 ‘퓨전’이에요. 여러 분야를 섭렵하고, 이를 적절히 혼합시키는 능력이 필요하죠. 한 쪽으로 치우친 독서는 편협한 사고를 키우게 됩니다. 흔히 소설 좋아하는 사람은 인문사회 분야가 어렵다고 하고, 또 인문학을 즐겨 읽는 사람은 소설이 가볍다고 여기죠. 해당 장르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책을 펼쳐 들면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이숙영은 책을 통해 알게 된 미지의 세계를 직접 찾아 나서기도 한다. <개선문>을 읽고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파리 에펠탑 근처의 카페를 방문했다. 문학의 향기를 가지고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여행의 최고봉’이란다.

다음 목적지는 러시아.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사춘기 시절 ‘신봉’했던 작가들의 고향 땅을 밟아보고 싶어서다.

식을 줄 모르는 열정과 쉽사리 채워지지 않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숙영. 방송과 강연, 집필 활동으로 하루 4시간의 수면을 간신히 취하는 그녀지만 그래도 삶이 늘 즐겁다.

“‘하루하루 느끼고 맛보고 살자’가 인생관이에요. 가보고 싶은 나라도 많고, 읽고 싶은 책 역시 많고. 방송은 짤리지 않는 한은 계속 하고 싶고.(웃음) 앞으로도 열심히, 치열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살아야죠.”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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