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통해 엿보는 영화보기의 색다른 매력
사진을 통해 엿보는 영화보기의 색다른 매력
  • 북데일리
  • 승인 2007.03.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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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질문하나, 극장에서 좋은 영화를 보고 난 후 감동의 여운이 찾아들었다. 누군가에게 영화에 대해 설명할 때, 머릿속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영화의 기억은. 질문 둘, 누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았어’라고 묻는다면.

이에 대해 머뭇거림 없이 대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오래전에 본 영화의 기억을 더듬어 떠올리는 일은 더욱 더 어려운 일. 이는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보단 영화 속 인상적인 장면이 먼저 그려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화 ‘러브레터’를 생각하면 순백의 설경이 펼쳐진 곳에서 ‘오껭끼데스까’를 외치는 일본 여배우 나카야마 미호의 얼굴이 먼저 떠올려지는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이처럼 한편의 영화를 사진으로 해석한 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가 사랑한 사진>(아트북스. 2005)이 그것. 영화보기의 색다른 매력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사진학을 전공한 저자가 사진관련 월간지에 게재한 글들을 엮어서 낸 것으로 사진적 요소가 강한 영화와 사진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들 위주로 이야기를 다듬었다.

가장 돋보이는 장점은 사진을 통해 영화 속 캐릭터와 주제를 풀어낸 저자의 안목.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인상적인 장면으로 인구에 회자되는 주인공 정원(한석규)의 영정사진 촬영장면 해석이 그 좋은 예다.

저자는 이 장면을 통해 “주인공 정원이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을 대하던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저 돈을 벌려는 목적이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생활을 사진에 담고자 했던 그의 태도는 사진이 단지 기록물만이 아님을 깨닫게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을 촬영하는 정원의 행위 자체에서 인물의 심리상황과 영화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를 건드리고 있는 것.

그렇다고 이 책이 영화만을 주된 내용으로 설명하는 것만은 아니다. 영화 속에 등장한 카메라에 대한 설명과 스틸사진으로 제작된 영화포스터에 대한 해석 등 사진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심도있게 기술하고 있다. 영화광들에겐 영화읽기와 사진을 공부하는 이들에겐 명확한 주제의 사진촬영에 대한 고민을 갖게 만들어 줄 책. 영화와 사진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반길만하다.

영화사 ‘싸이더스’ 대표 차승재씨의 서평이야말로 이 책을 잘 웅변해 주는 말일 듯 싶다.

“사진과 영화를 균형 있게 얘기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한데 지은이는 두 가지 매체의 연관성을 아주 흥미롭게 들려준다. 대화체 문장으로 독자를 편안하게 안내한다.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써온 이 축적물에서 사진에 대한 지은이의 애정과 열정이 엿보인다.”

[김진도 기자 rainfil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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