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인문고전 강의
청소년을 위한 인문고전 강의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9.18 2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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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린 삶 <생각해 봤어?>

"내가 ‘나’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이 세계와 불화하는 거예요. 싸우는 거예요. 불화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대들지 않고 ‘나’라는 건 안 만들어져요."(26쪽)
 
[북데일리] <생각해 봤어?> (이성희외5.2014)는 '인간답게 산다는 것' 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로 위태로운 삶에 쉼표를 찍게 한다. 여기에 소개되는 내용은 지난 1년간 부산대학교 점필재 연구소와 부산, 경남지역 교사들이 함께 기획하고 개최한 청소년 인문고전강의 내용을 보완하고 다듬어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청소년들 앞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사는 삶의 모습을 복원해 보인다. 희망과 동료, 욕망으로부터 의연한 용기와 지혜, 자존감과 상상력, 농업과 뿌리내릴 고향, 생명에 대한 감수성 등  삶에 대한 여섯 편의 글은 현재의 행복을 희생하길 강요받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요즘 들어 상상력은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신통력’이나 ‘돈이 되는 아이디어’를 일컫는 말로 쓰이지만 진정한 상상력은 타자의 입장이 되어 보는 자발적이고 유연한 감정이입을 말합니다. 지구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는 인식은 자존감을 회복시켜 줄 뿐만 아니라 이웃과 사회를 다시 보게 만들어 줍니다."(112쪽)
 
 시인 이문재의 말이다. 저자는<우리에게 시는 왜 필요한가>에서 자존감을 잃어버린 시대에, 온전한 감수성을 되찾을 방법으로 나와 타인의 관계를 재발견할 수 있는 시 세 편을 함께 읽게 한다. 그는 자기 삶의 진정한 주체가 되면 ‘남을 위한 글쓰기’의 저자로 거듭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은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사는 게지요. 사람은 흙에서 난 것이 아니면 먹을 게 없어요. 그래서 누군가는 농사를 지어야 해요. 미국 농부든 칠레 농부든 중국 농부든, 누군가가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가꾸어서 거둬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거예요."(145쪽)
 
 농부겸 시인인 서정홍은 농사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유전자 변형, 항생제와 방부제로 오염된 먹을거리가 판치는 세상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농약과 비닐조차 쓰지 않는 전통 농법을 고집한다. 그의 삶은‘밥 한 숟가락’의 무게와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우리는 허공을 바라보느라, 저 높은 곳을 바라보느라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곳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저 자신이 이 싸움의 과정을 통해 깨달은 것입니다. 내 발밑에 누가 깔려 있는지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아마도 우리의 발밑에는 무수한 존재들이 깔려 있을 겁니다. 그걸 잊지 않아야 합니다. "(253쪽)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의 산증인 이계삼의 말이다. 저자는 책에서 한전과 국가 권력이 밀양 주민들에게 가한 폭력을 증언한다. 그들의 고향을 지키려는 투쟁은 당연한 것이다. 그 후 밀양 주민들의 송전탑 반대 투쟁은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30여 년을 경남 밀양에서만 살았고 교직에 들어선 이래 교육과 사회에 관한 글을 써왔다.
 
책은 현재의 삶과 꿈이 진정 미래 자신이 꿈꾸는 삶인지를 묻는다. 그리고 고루하고 쓸모없다고 편리와 맞바꿔 버린 지난 삶의 모습을 잊고 살아도 좋을 만큼 무가치한 것인지를 재차 묻는다.  앞으로 이런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독서교실이 활발하게 운영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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