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요리로 부자가 된 나라
소금 요리로 부자가 된 나라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9.12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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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리의 <문명과 역사를 만든 소금 이야기>

 [북데일리] 매일 소금을 먹는다. 소금이 아주 중요한 식재료라는 걸 안다. 소금은 언제부터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을까?  <문명과 역사를 만든 소금 이야기>(사계절출판사. 2012)은 인류와 함께 살아온 소금 이야기를 쉽게 알려준다.

 원시 시대부터 소금을 찾아 먹은 인류는 소금으로 다양한 문명을 만들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 강의 바닥에서 소금을 얻었고, 부패를 막아주는 소금의 성질을 이용해 미라를 만들었다. 인간의 삶이 시작되면서 끝날 때까지 소금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러한 소금을 사며 파는 상인들의 시장이 모여든 곳이 바로 로마라고 한다. 로마로 통하는 길이 실은 소금을 운반하기 위한 소금길이었다니, 놀랍다.

 그러니까 소금을 많이 보유한 나라가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았던 베네치아 사람들은 소금을 파는 방법에 주목한다. 지중해 주변에서 소금을 사들여 유럽에 수출하여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베네치아가 소금 무역에 성공했다면 소금으로 만든 생선 요리로 부자가 된 나라도 있었다. 소금물에 절인 청어 요리 ‘더치하링’을 개발한 네덜란드다. 기름기 때문에 금방 상했던 청어를 일 년 동안 저장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소금이었다. 맛있는 생선 통조림을 먹을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소금 때문에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었다. 프랑스에서는 소금에 붙은 세금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고 혁명을 일어난 원인 중 하나다.

 ‘루이 14세가 다스리던 1664년에는 왕이 정한 가격대로 모든 남성과 여성, 그리고 8세 이상의 어린이들까지도 일주일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소금을 사야 하는 법을 만들었다는구나. 사람들은 소금이 필요 없어도, 돈이 없어도 많은 양의 소금을 사야 했어.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형법을 받았으니까. 그 뒤로도 사람들은 비싼 소금세 때문에 계속 고통받아야 했어.’ (57쪽)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땠을까? 우리 역사 속 소금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다. 고구려 15대 왕이 된 소금 장수 을불을 시작으로 도둑을 불러 모아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든 백제의 검단 선사 이야기에 이어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일본과 싸우는 중에도 군수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금을 구운 이야기를 통해 소금이 정말 귀한 것이라는 걸 확인한다.

 책엔 소금을 만드는 방법으로 우리나라 전통 소금인 자염 만드는 과정과 해와 바람이 만드는 천일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소금을 얻기 위해 필요한 염전은 갯벌을 이용한다. 그러므로 좋은 갯벌이 좋은 소금을 만든다. 갯벌을 오염시키지 않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성인병의 주범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양의 소금은 반드시 먹어줘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음식을 먹을 때, 요리를 할 때 눈꽃처럼 예쁜 소금을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게 될 것이다. 소금의 역사와 가치를 배울 수 있는 무척 유용한 책이다.

 ‘사람의 몸은 70퍼센트가 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몸속의 물에는 0.9퍼센트 정도의 소금 성분이 들어 있어야만 한단다. 몸속의 소금이 그보다 너무 적거나 너무 많아지면 건강을 잃게 돼. 사람들은 매일 땀을 흘리고 소변을 보는 등 몸속의 액체를 배출하는데, 그때마다 소금도 따라서 몸 밖으로 나가 버려. 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소금을 먹어야만 하는 거야. 그래야 우리 몸속 액체의 소금 농도를 유지할 수 있거든.’ (135~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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