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벚꽃나무, 실은 국산?
일본 벚꽃나무, 실은 국산?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8.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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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지켜온 <나무 이야기>

 나무는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 옛날이야기 속에서도 심심찮게 나무가 등장한다. 마을의 수호신 느티나무, 우물가에 미류 나무, 사람들을 먹여 살리던 밤나무, 도토리나무 등 우리 곁에서 함께 해 온 나무의 생태와 이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미있는 나무 이야기책이 나왔다.
 
[북데일리]<한국을 지켜온 나무 이야기>(밥북.2014)는 나무박사 원종태 여주 산림조합장이 쓴 책이다. 책은 저자가 전국을 누비며 사진을 찍고 나무의 생태와 역사적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책에는‘나무나라’대통령 용문사 은행나무에서부터 '정이품 소나무, 용계리 은행나무, 소나무중의 왕 소나무 괴산 용송 등 수백 수천 년의 나무 이야기와 생생한 사진을 볼 수 있다. 그중 역사와 함께 특이한 영상을 갖춘 반룡 송, 곱향나무, 학사대 전나무의 풍체를 보고 있으면 노거수의 위엄이 가히 놀랍다.
 
 "이 은행나무의 가치가 무려 1조 6,000억이라고 하니 나무 한 그루의 가치치고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금액이다. 돈으로 환산한 가치가 너무 어마어마하다 보니 사실이라고 믿기보다는 지나가는 바람 같은 전설이나 입담 좋은 사람의 허풍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이렇게 천문학적인 금액의 가치를 지닌 나무가 실재할까? 나무 한 그루의 가치치고 상상조차 뛰어넘는 금액 1조6,884억 원이 어떻게 나온 가치인지 진실을 알아보자.  이 나무는 살아있는 화석, 동양 최고령 은행나무, 최대 크기의 은행나무, 나무나라 대통령, 천연기념물 30호 등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한다. 이 나무는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 용문사 은행나무로, 1조 6,884억 원이라는 금액은 나무에 대한 가치를 철저하게 경제 가치로 산출한 것이다." (20~21쪽)
 
 1000년을 넘게 살아온 은행나무에 대한 가치 평가는 놀랄만하다. 저자는 나무나라 대통령으로 불리 우는 은행나무가 용문사에 자라게 된 유래와 길흉을 예지하는 신통한 능력이 있다하여 한국 최초로 정3품에 해당하는 당상관 벼슬을 하사받은 나무라 소개한다. 이 은행나무 한 그루가 양평지역 경제를 움직인다. 위용을 갖춘 나무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양나라 시대 장승요라는 장군이 그림을 아주 잘 그렸다. 어느 날 남경 안락사 주지의 부탁을 받은 장승요는 절의 벽에 생생한 용 두 마리를 그린다. 그러나 용의 눈을 그려 넣지 않았다.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겨 "왜 용의 눈이 없는가?"하고 그에게 묻는다. 장승요는 "눈을 그리면 용이 하늘로 날아가 버리기때문입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영 믿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장승요는 붓을 들어 용 한 마리에 눈을 그려 넣었다. 그러자 천둥번개가 치면서 그림 속의 용이 홀연히 하늘로 올라갔다."(69쪽)
 
 <역대 명화기>에 실린 '화룡점정'이란 고사에 얽힌 이야기다. 저자는 경기도 이천에 있는 반룡송(蟠龍松)를 소개한다. 책 한 면을 가득 메운 희귀한 소나무 사진은  똬리를 틀고 누군가 살짝만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승천할 기세다. 사진만으로도 승천할 날을 기다리는 용의 형상을 보는 듯하다.
 
 "일본인들이 광적으로 좋아하는 왕벚나무는 그 자생지가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로 한국이 고향이다. 즉, 우리의 나무이다. 이 벚꽃을 좋아한 일본인들이 가져가 가꾸고 번성시켜 애지중지하며 즐긴다면 나무랄 일은 아니지 않은가? 순수한 마음으로 한국의 나무를 잘 가꾸어주고 예뻐해 준다면 미워해야 할 이유는 없다."(129쪽)
 
 그동안 벚꽃에 대한 오해와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글이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이 벚꽃을 법률로 국화(國花)로 정한 적이 없고,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꽃은 국화문양이며 굳이 國花로 따지자면 菊花인 셈이다. 벚나무의 진실을 알았으니 벚꽃축체를 즐기고 민족번영을 도모하는 축제로 승화시킬 책임이 있다.
 
 책은 이외에도 여주시 뇌곡리에 있는 200살 먹은 대추나무, 부모를 섬기는 효의 상징 밤나무, 임금 입맛을 사로잡은 상수리, 아카시아 나무로 잘못 알고 있는 아까시나무 등, 민족의 숨결이 담긴 나무 이야기는 쉽고도 재미있다. 올 가을엔 책속 나무를 찾아 생태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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