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가 가장 미워할 책
금융회사가 가장 미워할 책
  • 오명호
  • 승인 2014.08.1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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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시각에서 본 금융상품

[북데일리]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그 유명한 손자병법 모공(謨攻)편에 나오는 말이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 이는 현재에도 고스란히 통용된다. 각종 스포츠 경기는 물론, 협상, 영업, 마케팅 등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어디 하나 안 빠지고 적용되는 비법이다. 명실상부한 고사(故事)계의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조차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 상품’이다. 누구나 서너 개 이상씩은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상품을 운영하는 회사나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말이 좋아 믿고 맡기는 것이지, 문제가 생기면 밤잠을 설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 지피(知彼)가 전혀 안 되니 결과가 뻔할 수밖에.

<금융상품에 사인하기 전에 알아야 할 모든 것>(알투스.2014)은 그런 일반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출발했다. 저자는 국내외 대학과 금융기관에서 공부한 경영학, 금융학, 외환거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현명한 금융소비자가 되는 ‘매뉴얼’을 만들었다. 세탁기 사용법, 냉장고 사용법과 같이 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각종 상품에 대한 사용법을 책으로 엮었다.

책에 따르면 저자는 금융회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이다. 목차를 보면 그 이유를 금새 알 수 있는데, 책은 하나부터 열까지 금융회사의 반대편에서 쓰여져 있다. 철저히 소비자편이다. 이를 테면 저자는 ‘금융회사에 고객을 위한 추천상품은 없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은행의 주 수익원이 ‘예대마진’이었는데 지금은 변했다는 것. 금융회사가 소비자편이 될 수 없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2000년대 들어 다양한 상품이 은행에서 판매되면서 은행의 돈벌이 경쟁이 본격화되었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펀드와 보험상품이 은행에서 판매되면서 예대마진 외에 펀드와 보험 등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이 은행 수익 중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은행의 불완전판매 시대가 개막되었다. (중략) 증권사도 은행과 마찬가지다.” 100쪽~101쪽

따라서 저자는 금융소비자인 우리 스스로가 똑똑해져서 그들이 파는 상품을 적절히 선택하고 안전하게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하다간 결국 불완전판매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식당에 가서 1인분에 만 원짜리 삼겹살을 먹으면서 원산지까지 깐깐하게 확인하면서,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을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할 때는 펀드 이름도 확인하지 않고 금융회사 직원이 권해주는 대로 가입한다. 이쯤 되면 그냥 눈 감고 찍어서 펀드에 가입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110쪽~111쪽

그런데 일반인들이 그 복잡하고 어려운 상품을 어떻게 다 알고 가입한단 말인가. 물론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상품을 제대로 선택할 자신이 없는 독자들을 위해 ‘남들이 돈을 벌어서 좋다고 열광하는 상품’, ‘금융회사에서 적극 추천하는 상품’, ‘신문이나 광고에서 대서특필하는 상품’은 피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이것만 잘 해도 피 같은 내 재산을 허탈하게 잃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일반인이 금융회사와 상대한다는 건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지 않을까. 정보에 있어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이 점을 간과하진 않았다. 그래서 필요한 게 전문가의 도움이다. 문제는 제대로 된 전문가를 만나는 일인데, 이와 관련한 저자의 팁이 흥미롭다. 업계의 비밀을 엿듣는 기분이다.

“보험료가 부담인 가정에 불필요한 보험을 줄이는 보험 리모델링을 해서 보험료를 낮추고 저축을 늘려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보장이 부족하다면서 추가로 보험에 가입시키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한 조만간 사용할 돈인데도 적금이나 예금 대신 저축성보험에 가입시키거나 펀드에 가입시킨다면 단순히 상품 판매에 목적을 둔 재무설계임을 간파해야 한다.” 120쪽

이 밖에도 책에는 ‘자동차 사고시 보험금 잘 청구하는 7가지 방법’, ‘보험사에서 보낸 조사자에 대응하는 법’, ‘보험금 청구시 점검해야 할 사항’ 등 일반인들이 힘들어하는 보험금 청구법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다소 어렵게 생각되는 투자와 관련된 내용도 실제 사례를 통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현재 재무설계 전문업체 ㈜희망재무설계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MBC, EBS 등 각종 방송과신문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다양한 기업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책 마지막에는 무료 재무설계 상담권이 첨부되어 있는데, 신청을 하면 필요에 따라 공동저자인 법무법인 미담의 이영희 손해사정사가 함께 컨설팅을 해준다. 책 한 권으로 금융지식, 저자와의 만남, 무료 재무설계까지 ‘일석삼조’의 행운을 누려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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