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명문장] 목소리에도 '낯'이 있다
[책속 명문장] 목소리에도 '낯'이 있다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8.06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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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모든 게 노래> 중에서

[북데일리]소설가 김중혁은 음악 마니아다. 최신 가요에서 팝음악까지 30년의 음악 편력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게 노래>(마음산책.2013)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해 편집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목소리가 그 사람이라는 그의 통찰이 빛난다.

 소설의 문장들을 여러 사람이 읽은 다음 그걸 하나로 합치는 거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다른지,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들려주고 싶었다.

 15일 동안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녹음을 부탁했다. 모두 흔쾌히 응해주었다. 재미있어했고, 신나게 녹음해주었다. 편집을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당황스러웠다. 몇 개의 목소리 주인을 모르겠는 거다. 아무리 들어봐도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결국 녹음순서와 나의 동선을 차근차근 되짚어본 후에야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냈지만 미안한 마음은 가실 줄 몰랐다.

 목소리에도 낯이 있구나. 내가 알아듣지 못한 목소리는 처음 만나서 녹음을 부탁한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익숙하지 않은 소리여서 알아채지 못한 것이었다. 녹음할 때는 참 듣기 좋은 목소리라 생각했고 특별한 목소리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좋은 목소리여도 친숙하지 않으면 기억 하기 힘든 소리였다. (p35, p36. 일부수정).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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