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깃거리 풍성한 책
삶의 이야깃거리 풍성한 책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8.05 2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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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호 작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문학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을 호출해 낼 수는 있다!"

함성호 작가가 최근 ‘제주 강정 평화 책 마을 준비반장’ 을 맡은 이후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북데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보랏빛소.2013)은 그의 재미있는 카툰 에세이다. 책에는 만화, 건축, 음악, 여행, 시, 영화, 종합 예술적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영화 속 주인공 같기도 하고 익살스레 그린 그림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나무 한 그루는 시간을 뛰어 넘어 나에게 그 나무를 심은 이의 마음을 알려준다. 책에서 고인의 뜻과 만난다는 말도 있지만, 나무 한 그루를 보면서도 고인과 만날 수 있다. 더군다나 그 그늘에 들어갈 수 있으니 나무는 천지 사방이 트인 끝없는 도서관이라는 생각을 해본다.(30쪽) 

 저자의 나무에 대한 사유가 남다르다. 그는 전국을 돌며 나무공부를 했다. 나무 이름을 알고 난 이후에 일어난 일이다. 빛과 그림자 빛과 풀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자.
 
 동양에서는 깊은 것들은 모두 어둡다. 현은 땅의 색이면서 사유의 깊은 지경을 나타내기도 한다. ‘현빈’이며 ‘현묘'이다. 그러니 아마 아름다울 것이다. 아름다움에는 우울과 신비가 섞여 있다. 깊은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아름다움은 어둡다.(37쪽,39쪽)
 
 그늘은 추억이기도 하고 깊은 어둠이기도 하다는 저자의 말은 고향 느티나무아래 깔린 평상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는 80년대 대학 도서관과 열람실에 파묻혀 지내던 기억도 얘기한다.나는 거기서 플라톤을 다시 만났다.

그때의 기쁨, 그리고 헤겔과의 만남, 좋은 인연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나는 항상 책과 나 사이에도, 사물과 사람 사이에도 인연이 있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경제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118쪽)

 그는 책을 통해 고백한다. 지금까지 읽은 책의 6할은 버스(길)에서 읽었고, 박식하다고 소문난 자신의 지식은 만화를 통해서 배운 것이란다. 인간의 허무, 윤회,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도 여러 분야의 잡학도 만화를 통해서 섭렵했다고 한다. 책은 오지랖이 넓어 얻은 오지래퍼답게 볼거리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해골 그림을 보고 있으면 쓸쓸한 현대인의 자화상 같기도 하다. 익살스러운 그의 글과 그림을 보고 있으면 생동감이 느껴진다. 인간은 꿈꿀 때만이 영원하다 했던가. 함 민복 시인의 말이 적확하다.  

 "묘한 책이다. 한 권을 읽었는데 여러 권을 읽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내가 책장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책장이 나를 넘겨주는 느낌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을 읽고 나니 나의 이야깃거리, 생각할 거리가 꿈틀꿈틀 싹 튼다​. 그의 들쑤심이 고맙다."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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