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이야기를 써보세요"
"일터 이야기를 써보세요"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07.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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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한 세상, 삐딱한 글쓰기

[북데일리] 공장노동자, 신문팔이, 건설일용직, 소독차 운전사, 화물차 운전사, 가구점 배달원, 자가용기사, 버스기사

<삐딱한 글쓰기>(안건모.보리.2014)의 저자가 거쳐 온 직업이다. 그가 했던 일과 글쓰기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현재 그는 월간 <작은책>편집장, 작가, 글쓰기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어떻게 글쓰기로 삶이 바뀌었을까?

그는 어느 날, 주민독서실에서 <쿠바 혁명과 카스트로>라는 책을 빌려 보기 시작하면서 세상의 부조리에 눈을 뜨게 되었다. 시내버스기사였던 그는 버스일터에서 일어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고등학교 중퇴였던 그는 어떻게 글을 쓸 줄 몰랐다. 어느 날, 이오덕 선생님의 글을 읽고 눈이 번쩍 뜨였다.

“일하지 않는 사람은 밥을 먹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일하지 않는 사람은 글도 쓰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중략) 정작 말을 하고 글을 써야 할 사람들은 일만 하다 보니 쓸 틈도 없고, 또 스스로 무식하다는 열등감에 빠져 글을 못 쓴다. 이래서 사회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134쪽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진 그는 글을 써서 전태일 기념사업회 문학상에서 상을 받았다. 그 뒤로 삶이 바뀌었다. 한겨레신문과 <작은책>에 버스 기사들의 열악한 노동현실을 고발하는 글을 써서 시민들에게 알리고 <거꾸로 가는 시내버스>라는 책도 냈다. 그의 책은 한꺼번에 많이 팔리기보다 꾸준히 팔리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버스기사 시절 꾸준히 일터 이야기를 써온 그는 강조한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한다. 글감은 일터나 집안에서 자기가 겪은 일에서 찾아야 한다.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글감이 거의 일터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직장상사 이야기, 노동 조건 이야기 같은 글감이 얼마나 많은가. 버기사는 버스 이야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공장 이야기,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건설현장 이야기등 자기가 일하는 일터에는 글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220쪽

그래도 글은 쓰고 싶은데 어떤 글을 써야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그는 솔직한 글쓰기를 써 볼 것을 권한다.

“먼저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보라. 써보는데 그치지 말고 남한테 보여 주어야 한다. 그걸 자기가 갖고만 있으면 일기 밖에 되지 않는다. 살아온 이야기를 쓰면 그 다음부터는 어떤 글이든 글이 술술술 풀릴 것이다. -127쪽

그의 힘들었던 인생이야기도 솔직하게 들려준다. 열세 살 때 공장에서 일한 이야기, 점심으로 라면만 먹던 이야기, 단칸방에서 아홉 명이 살았던 이야기, 밤에 깡소주 마시고 온 동네가 떠나가라 노래 부른 이야기, 특히 형편이 어려워 둘째 아이를 낙태시키며 마음 아팠던 이야기들을 쓰며 엄청 울었다. 한때 동거했던 여자 이야기를 쓸 때의 에피소드는 웃음이 났다. ‘자신의 아픈 이야기들을 이렇게 책으로 써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저자의 매력 아닐까? 숨기지 않고 지어내지 않고 세상을 정직하게 살고 글을 솔직하게 쓰는 것. 그래서 그의 글은 더 신뢰가 간다.

이 책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읽다 보면 ‘나도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용기를 준다.

글은 그 사람의 목소리와 같다. 목소리를 내야 나도 변하고 사회가 변한다. 2014년의 키워드 중 하나는 ‘침묵’이다. 세상이 가만히 있으라고 가만히 있어야 할까. 글은 내 목소리를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 삶이 삐딱하게 기울어져 있다면 삐딱한 글을 써보면 어떨까? 글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글을 쓰면서 사회에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수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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