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같은 마음이 되어 들어주세요"
"아이와 같은 마음이 되어 들어주세요"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07.2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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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와 해야 할 말말말

[북데일리] “아이는 부모가 만들어 놓은 집에서 엄마가 차려준 밥만 먹고 자라지 않는다. 부모가 말로 지은 언어의 성에서 부모가 건네주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먹고 자란다.”-18쪽

<사춘기 대화법>(강금주.북클라우드.2014)는 사춘기 아이와 편안하게 대화하고 싶은 부모를 위해 쓴 대화지침서이다. 저자는 지난 30년 간 대한민국 십대와 학부모들을 상담해 온 <십대들의 쪽지> 발행인이다.

사춘기가 되면 부모와 아이는 엇박자를 내며 삐거덕거린다. 부모는 아이의 돌변한 모습에 당황하고 아이는 부모의 갇힌 틀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급기야는 서로 다른 말을 쏟아내며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하며 관계가 어긋나기도 한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는 틀리고 부모는 옳다는 전제하에 대화를 시작한다. 그래서 부모가 대화를 주도하고 자녀는 부모의 말에 공손하게 대답을 해야 뿌듯한 마음으로 ‘나는 우리 애와 대화가 잘되는 부모’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자리를 벗어난 아이는 다르다. ‘우리 부모는 나와 대화가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74쪽

부모들이 이런 생각을 갖는 이유는 아이들이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생각도 어리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아이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주장할 권리가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존중하고 이해해준다면 폭풍성장의 시기인 사춘기를 건강하게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아이와 같은 마음이 되어 들어 주는 것이 대화의 시작이다. 책에 소개된 민기의 사례를 보자. 민기는 중학교에 입학하자 또래에 비해 몸집이 크다는 이유로 놀림을 당했다. 민기 엄마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으로 아이를 다그치지 않고 민기와 같은 마음이 되어 들어 주었다. 아이가 용기를 얻고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통은 사춘기 아이들과 대화를 부드럽게 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그 해법 중 하나로 자녀와 주말 1시간씩 대화를 통해 생각의 틀을 잡아줄 것을 권한다. 정기적으로 매주 1시간씩 대화를 나누었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 수 없지만 그 시간은 아이의 생각의 틀을 잡아 주는 소중한 시간이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고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주말 1시간 대화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둔다. 장소는 달라져도 상관없다.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한다. 익숙해지면 미리 대화 주제를 정한다. 그날의 주제에 연연하지 않는다. 일대일 대화가 원칙이다. 아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수용한다. 1시간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168쪽

아이와 대화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소통할 수 있을까. 저자는 대화를 게임처럼 할 수 있는 깨알 같은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바로 장르별로 대화의 특징을 정해 놓고 대화를 하는 것이다.

‘뉴스’는 자신에게 일어난 중요한 일이나 사건, 혹은 자기와 관련된 일 중 가족이 알아야 할 내용을 말할 때 쓴다. (중략) 뉴스는 묻거나 따지지 말고 평가는 다음 날로 미룬다. ‘시트콤’은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 잔잔한 일이나 학교에서 있었던 일, 오가면서 생긴 에피소드 등으로 정한다. ‘추적 60분’은 가족 모두의 관심과 생각이 필요할 때,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말할 수 있다. ‘개그 콘서트’는 자유롭게 떠들고 웃으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정한다. -125쪽

이 밖에도 책은 편안한 관계를 만드는 대화의 기술과 아이가 보이는 문제 상황별 대화법, 사춘기 아이 리얼 상담 케이스등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사례와 정보들이 들어 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이수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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